남친한테서 여드름 옮았어요

날 만해서 난 걸, 남을 탓하진 말아요.

by 완전신간

[핵심 메시지]

여드름은 닿는다고 옮지 않는다.

닿았던 팔·다리는 안 나고 얼굴에만 났으니 내 피부 컨디션을 의심하는 게 합리적이다.

오해는 풀고 애정 표현은 아끼지 말자.



오해의 시작


피부 고민 상담방에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제가 남자 친구랑 뺨을 대고 있었는데 여드름이 났어요. 여드름도 혹시 옮나요?”

너무나도 명백하게, 답은 “아니요, 닿는 것만으로는 안 나요.”이다. 드물지만 꾸준히 나오는 질문이다.


닿기만 해서는 여드름이 날 수 없다. 내담자는 여성이며 호르몬 주기에 따라 나는 것 외에는 여드름이 잘 나지 않는다고 했다. 각질도 없다고(원래 눈에 안 보이는 게 정상)하고. 그런데 예기치 않게 여드름이 났대서, 혹시 다른 걸 여드름이라고 오해한 게 아닌가 싶었다.


등도 피지, 각질이 잘 누적되지만 팔, 다리는 결코 여드름이 잘 나는 부위는 아니다.


‘그거’, 정말 여드름이었을까


그가 보낸 사진은 화질이 썩 좋지 않았으나, 입술 근처에 여드름인지 모를 아주 작고 빨간 염증이 서너 개 있었다.

그 주변으로는 아문 지 2주 이상 지난 듯한 갈색 자국들이 보였는데, 생리주기에 따라 난다던 여드름이 아물고 난 흔적들 같았다.


노란 고름, 붉은 염증들은 여드름만의 특징이 아니다. 보통의 감염이나 상처도 염증이 생기고, 붉어지기도 한다.

더구나 모공 단위로 염증이 생기더라도 깊이가 얕고, 고름 안에 참깨 같은 피지 알갱이가 없으면 여드름일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그러니 여드름인지는 자세히 보고 진찰해야만 제대로 판단할 수 있다.



난데없이 넌 뭐니


그런데 다수가 참여하는 채팅 상담이다 보니, 꼭 반기를 드는 사람이 있다.

한참 설명하는데 어떤 사람이 “여드름 옮아요.”라고 불쑥 한 마디를 던졌다. 다행히 이런 ‘찬물 끼얹기’ 상황은 내겐 처음이 아닌지라, 나는 강력한 반증을 제시했다.


- (나)“남자 친구분 여드름이 닿은 팔이나 다리도 여드름이 났나요?”

- (내담자)“아니요.”


익명의 카톡 상담방에서 나온 실제 대화


- (나)“그렇죠. 그건, 단지 닿기만 한다고 여드름이 나지 않는다는 증거예요.

각질이나 피지 등 내담자님의 피부 환경이 갖춰졌을 때 마침 여드름이 났을 뿐, 닿았다고 여드름이 난 게 아니에요.


태클러는 베개 잘 빨으라는 말 외에 아무 말도 없었다. 그리고 몇 시간 뒤 채팅방을 나갔다.

이렇게 무책임하고 검증되지 않은 이들에게라도 물어봐야 하니, 여드름이란 얼마나 사소하면서도 흔하고 또 우리를 오랫동안 성가시게 하는지 원.



안 보여도 분명 거기 있다


그리고 세균을 눈으로 볼 수 없듯 각질도 눈에 안 보인다. 춥거나 건조할 때 보이는 하얀 각질은 본래 촉촉할 때는 투명해서 안 보이다가, 건조해서 말라비틀어지니 비로소 보이는 것이다.


만약에 ‘각질이 많아졌으니 없애야지’라며 뜯거나 각질 정리 제품을 열심히 쓰면 약해진 피부를 더 괴롭히는 격이다.


그럼 내담자의 피부는 여드름이든 아니든 간에 왜 염증이 생긴 걸까? 페이스 타월을 쓰고, 최근에 침구류도 세탁했다고 했는데 말이다.


청결한 수건, 침구류는 생활 건강의 기본이다.


확실한 것에는 최선을


나는 의사가 아니고 그저 여드름에 30년 평생 젊음을 바친 인간일 뿐이라, 감히 추측해 보건대 ‘그냥’, 혹은 '어쩌다 보니'라고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의 신체 상태가 같지 않듯, 피부도 조금씩은 다르다. 그러니 여드름도 그 원인이 여간해서는 눈에 훤히 보이지도 않고, 현실적으로 그 경우의 수도 너-무 많다.


그래서 의사들조차도 일상의 어떤 것이 여드름의 원인이라 콕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원인을 몰라서 손 놓고 있을 건 아니다.

항상 스스로의 컨디션과 청결만큼은 확실하게 관리하고, 옆 사람은 마음껏 안아주기로 약속!


삶이 모르는 것 투성이어도,
나 자신만큼은 잘 돌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