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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세용 Jul 31. 2016

도밍고 컴퍼니(16화) – 8 to 2 | 세번째 멤버

지난 칼럼을 쓰고 벌써 3주가 지났다.

이 칼럼을 연재하는 이유는 훗날을 위해서다. 당장은 크게 얻을 것이 없더라도, 혹시 아는가? 도밍고컴퍼니가 잘 되면 이 콘텐츠들이 다 좋은 스토리텔링 소재가 되는 것이다.



게다가 글을 쓰면 뜻밖의 효과를 얻게 되는데, 스스로의 생각이 정리되는 것이다. 나는 정보를 받아들이면 소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소화를 하는 시간은 스스로의 역량에 달려있는데, 나는 소화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글쓰기를 권장한다.


내 에버노트의 '사색' 노트북에는 275개의 노트가 있다. 특별한 사건이 생기거나 특이사항이 있었을 경우 내 감정과 행동에 대해서 적어두는데, 이게 내가 가진 보물 중 하나가 되었다.


어떠한 사건에 대해 스스로가 내린 결정을 기록하는 것은 훗날 스스로를 기억해내기에 굉장히 좋은 툴이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오늘부터 특이사항에 대한 스스로의 감정과 행동을 적어보길 바란다.



이 칼럼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다.

이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이 글을 읽고 응원을 해주시는 많은 분들 덕에 내가, 그리고 도밍고컴퍼니가 버티며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3주간 엄청난 변화들이 있었다. 칼럼에 적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칼럼을 적는 시간은 꽤나 긴 시간을 요한다. 적어도 2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적을 수가 없었다. 2시간동안 온전히 집중하는 것은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시간이기에... 오늘 그 내용 중 몇가지를 적어보려 한다.



8 to 2 | 18시간 일하기



내가 다녔던 회사는 9 to 6 의 근무시간을 사용하는 회사였다. 아, 물론 프로젝트에 나가거나 급한 일이 생기면 당연히 야근을 하게 되었지.


전에도 적었지만 9 to 6 는 정말 효율적이지 못한 정책이라 생각한다. 9시까지 출근이면 대게 9시에 안온다. (물론 나는 9시 전에 출근을 했다. 신입 때는 한동안 아침 7시까지 출근했었지.)


9시에 출근해서 커피 한 잔 하고, 일 좀 하다가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을 하고 잠깐 졸다가 일을 하면 어느새 오후 6시가 된다.


이 경우 하루 업무시간은 4-5시간 정도가 된다. 4년간 개발을 하면서, 개발자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다. 4시간과 8시간의 업무시간은 별 차이가 없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까.


그래서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이 중요하지, 9 to 6 가 중요한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2주간 나는 8 to 2 로 일했다.  아, 이게 뭐냐고? 아침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일하는 것이다. 아침 8시에 일어나 샤워를 하면서 머리는 업무를 생각한다. 커피를 마시면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지하철에서도 늘 업무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창업자는 깨어있는 모든 시간이 업무시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 위해서는 적당히 쉼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게 쉽지가 않다. 당장 다음주까지 제출인 문서가 있거나 발표가 있다면, 지금 창의적인 생각 따위를 따질 수가 없게된다.


일단 뭐가 나와야 제출할게 아닌가?



흔히 우리나라 SI 개발자들은 "월화수목금금금" 으로 일한다고 한다. 물론 나도 그렇게 일한 적이 있긴 하다. 하지만, 모든 개발자들이 그렇게 일하는건 아니다.


나의 경우는 업무가 내려오면, 스케쥴링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한 편이었다. 나름 효율적으로 업무 일정을 관리했기에 4년간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일정을 준수하였고, 그랬기에 많지 않은 경력에도 PL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랬던 내가, 8 to 2 로 2주간 달릴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달려도 늘 시간이 부족했다.



자금확보, 팀빌딩, 팀 운영, 영업, 네트워킹, 특허, 교육 등. 정작 서비스에 대한 고민이 빠졌음에도 이렇게 많은 업무들이 있다.


결국 몸에 또 무리가 왔다. 목과 어깨, 허리가 너무 아파 전신 X-ray 사진을 찍었고, "일자목" 판정을 받았다. 되도록 오래 앉아있지 말라는 의사의 말에 헛웃음이 나왔다.


그럼, 앉지. 누워서 일하나?




사업계획서의 논리? 서비스 설계하기




지난 금요일 또 하나의 정부지원사업에 지원했다. 이로써 나는 세번째 사업계획서를 만들게 된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보완하였고, 교육도 참 많이 받았다. 수십명의 사람들이 도움을 주었고, 그렇게 내 사업은 조금씩 단단해졌다. (아, 앞서 말했던 세개의 정부지원에서 1개는 서류통과를 했었다. :D)


사업계획서는 논리성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쉽게 말해 "말이 되느냐?" 인거다. 처음엔 도대체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어떻게 논리를 단단히 구축해야 하는지를.



지난 7개월간 사업을 구상하며 드디어 사업계획서라는 것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사업계획서도 개발과 같다. 어느 한 곳이 오류(버그) 가 생기면, 제출(출시) 할 수 없다. 전체적인 논리를 설계해야하고, 이 설계대로 단단히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작성(개발) 된 사업계획서를 계속 읽어보고, 주변에 보여주고(테스트) 피드백(버그 리포팅) 을 받으면서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역시나 개발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작성(개발) 한 사업계획서에서 버그를 찾는건 쉽지 않다. 또한, 타인은 버그에 대해서 명확히 짚어주지 못한다. 그저 "이거 안되네요." 처럼 말한다. "음... 뭘 만드는지 모르겠어." "그냥... 좋은 것 같아."



두루뭉술한 버그 리포팅을 보고 정확한 버그 시점을 찾아내 해결하는걸 "문제해결 능력" 이라고 말한다. 개발자는 이 문제해결 능력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사업계획서도 똑같다. "이해가 잘 안된다." 라는 피드백만으로 논리가 부족한 부분을 찾아내 보완해야 한다. 또한, 모든 부분이 연결되어있다. 시장에 따라 비즈니스 모델이 바뀌고, 기술에 따라 사업의 방향이 바뀐다.



개발자로써 다수의 프로젝트를 경험했던 나는 프로젝트 경험을 사업계획서에 접목하기 시작했다. 미지의 세계였던 이 분야가 조금씩 이해되었고, 첫 버전보다 훨씬 나아졌다는 피드백을 받게 되었다.


그래, 이렇게 조금씩 성장하는거다.




도밍고컴퍼니, 세번째 멤버 합류.




위에 말했듯, 서비스 개발 외에 너무도 많은 부분이 생겼다. 대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신입 개발자 채용 공고를 올렸다.


신입 개발자를 뽑는 이유는 첫째, 나 외에도 서비스에 대해 기술적으로 고민해줄 사람이 더 필요했다. 둘째, 팀을 단단히 하려면 풀타임 팀원이 더 필요했다. 그럼 경력이 있는 개발자를 뽑아야지 왜 신입을 뽑느냐고? 그래, 경력자를 데려올만한 돈이 없다.



다행히도 나는 지난해 2명의 신입 직원을 교육한 경험이 있다. 용기를내 그들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다행히 1년이 지난 지금 각자의 자리에서 한 사람 몫을 해주고 있더라. 그들은 내 교육이 분명히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단, 그 시절이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다는 말과 함께... (미안...)



감사하게도 6명의 지원자가 이메일을 보냈고, 3명의 지원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많은 고민 끝에 6:1의 경쟁율을 뚫고 한 명의 신입 개발자를 채용했다.


이 친구는 도밍고뉴스 서비스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고, 또한 내게도 관심이 많아 내 페이스북 담벼락 2년치를 읽고 온 친구였다. 허허, 무섭도록 집요한 이 친구를 어떻게 뽑지 않을수가 있는가?



세번째 멤버가 합류했고, 나를 믿고 함께하는 친구가 이제 두 명이 되었다. 지난해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SWIKI 를 신입직원 두 명과 함께 만들었지만, 그때와 지금은 차원이 다른 압박감이 있다.


그때는 내가 월급을 주지 않았다. 단지, 이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설명될 수 있다.



5년차 개발자이자 대표인 나. 3년차 마케터, 신입 개발자. 이 셋이 모여 도밍고컴퍼니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길 바란다.




다양한 기회. 가까워지는 성과




많은 기회가 생기고 있다.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다음 칼럼에서는 더 많은 것들이 바뀌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얼마 뒤면 퇴사 후 8개월째에 접어든다.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지면에 담지 못한 더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제 다시 업무를 보러 가야겠다.

다음 칼럼에서는 부디 좋은 소식들을 전할 수 있길 바라며...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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