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자세

IT에 몸담은 이들을 위한 지적생산기술

by 오세용

24세, 나는 비교적 이른 나이에 사회에 나왔다. 빠른년생과 군 휴학이 딱딱 들어맞은 결과다. 사회 초기를 넘어 나는 대부분 커리어에서 어린 직원이었다. 그리고 난 어린 직원이 갖는 이점을 잘 활용했다.


얄밉지만, 나는 어리기 때문에 이해 받았고, 인정받았고, 배려받았다. 그때는 몰랐지만, 지나고 나니 그랬다. 지금도 어딘가에선 누군가에게 배려받고 있을 것이다. 때로는 그저 감사해하며 이를 편히 받아들이기도 한다. 언젠가 나도 그렇게 하겠다고 생각하며 말이다.


그렇게 주니어를 거쳐, 어느새 주니어라 말하기 애매한 시기가 됐다. 그렇다고 떳떳한 한 분야 시니어라 말할 수는 없으니 부끄러움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게다가 언제부턴가 내겐 경험이 축적됨에 따른 불안이 생겼다. 어쭓잖게 머리가 커버린 것이다.


내 평생 커리어로 따지자면, 얼마나 온 걸까? 앞으로 적어도 50년은 더 일해야 할 텐데, 도대체 언제부터였는지 배움의 자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운이 좋았던 탓에 여기저기서 경험을 쌓았다며, 기회만 나면 한 마디 더하기 일쑤다. 더한 말만큼 후회한다.


<IT에 몸담은 이들을 위한 지적생산기술>이란 책을 읽는 중이다. 저자 니시오 히로카즈는 굉장한 내공을 자랑하는데, 일본인이라는 것도 한몫했지만 글에서 나오는 힘이 마치 이나모리 가즈오를 떠올린다. 이나모리 가즈오는 내가 꽤 좋아하는 일본 경영자다.


"틀리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거나 화를 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학습 초반에 틀리는 것은 틀린 것을 중점적으로 공부해서 결국에는 좋은 성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 이것을 직접 경험하면 틀리는 것에 대한 공포심을 줄일 수 있다. 틀렸을 때 '배울 기회를 얻었다'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 <IT에 몸담은 이들을 위한 지적생산기술>


aaFW4bv02CcTvpWxaEagr2DiOP6jeyXxdEhUF2BgLeFgFdq9SnaGwoe7Mc6_vM9Dr7dG8AZ9gKoQY4jAMcUMTSpuYUw0E4idjZpZc4nKWDLsGFBhg9msshtkZ80IqT9eLMpy6duaUFP69m-ws7EaT1UEVXru5xAngSvktVvGP6xnNYCnXhhZDzHHk_CTbH6lcymcFdXM1kSIwEm52cO-cZN1cXmcbdGBwETdptCx_VDb4QugZzdFSV83Pp6iO2scyxl5VLXUbQvBgXQ46LwNvDGZLfKjUX8yyiPlALsEJiEwDhHwoUT7jp6DAPi8TuEFdTjlauQGOArA8080RLCvRw10Gq4X_cB2WskG7y8tAMVHx0CRXxPEIWMmajMfIZSlG47y9yMCqdoOCa3W_ZyK2-Y7ryTu9pRKIqbqhospV7__TJWJ5Fn9oLvwCXs4Ft7JQMrD1jph3EL81uaSVQmrPzqRZQ_GU34ICaiK_QX9SNYu5GKSmDfuwZ7TCGc1DQB_6vKi0ggAW_OniqZ_cJtWLFM9iWm8Beh8vxanEeV7xrPAjQ29AMhjYOtOVg5ykyje67pErTHU_R3gA6Q-6W6iY4KkzRZJtT_ssIAFtIYLTifuPSSSxP9SK16xmIrsGFUy-cKZ3oFAk570BB9zz4sLE1fF2amaKF_D8DmutNPijL6mJTkzpf6qCq-7=w710-h946-no


2년 전 기자를 시작할 때 새로운 분야인 만큼 겸손히 배우려 했다. 그런데 몹쓸 병이 도져 그렇게 살지 못한 것 같다. 자신감 있게 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이 때로는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좀 더 겸손히 배우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최근 무지했던 웹 프론트엔드 개발을 접하며, 역시 겸손히 배우지 못하는 듯하다. 책에서 말하는 '틀리는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거나 화를 내는 사람'이 나다. 프론트 개발을 한 지 몇 달이나 됐다고, 막히는 부분이 나오면 짜증부터 난다. 이렇게 간단한 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날 뿐이다.


24세에 이학 박사를 취득한 저자 니시오 히로카즈 교수도 배움 앞에서 이렇게 겸손한데, 고작 여기저기 짧은 경험이 있다며 으스댄 내가 부끄럽다. 올해는 여러 버킷리스트에 '배움 앞에서 겸손'이란 항목을 추가해야겠다.


배움이 일상화돼야 하는 이 바닥에서 배움의 자세가 가장 우선돼야 하지 않을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