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발매 전부터 논란이 되고 있는 어쌔신크리드

개발진들도 발언을 조심해야하는 세상

by Otakuman

한 때 ‘어쌔신크리드’, ‘페르시아의 왕자’, ‘레인보우식스’ 와 같은 여러 시리즈를 내며 거대 게임사로 자리 잡았던 유비소프트가 나날이 주가 하락을 맞이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비소프트의 신작 게임 ‘어쌔신크리드: 섀도우스’에 걸린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2025년 발매인 게임이 벌써 수많은 논란에 휩싸여 큰 우려를 빚어내고 있다.

문제는 생각보다 복잡한데, 인종차별부터 낙인찍기, 역사 왜곡 등 다양한 문제가 엮여있다. 어떤 부분들이 문제가 되었는지 살펴보고,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주의해 볼 만한 문제들을 찾아보고자 한다.


논란의 시작은 ‘인종차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어쌔신크리드: 섀도우스’는 일본의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한 ‘대체역사물’ 게임이다. 특이한 점은, 일본이 배경임에도 짐꾼으로 일하는 흑인이 주인공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한 이유로 제작사 유비소프트는 ‘야스케’라고 하는 일본 전국시대의 오다 노부나가를 섬겼던 것으로 알려진 흑인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존 인물이 존재해도 초기부터 끝없이 무리한 설정이라는 의견과 그럴 수도 있다는 주장이 충돌했다. 결국 이와 관련한 논란이 너무 커지자 디렉터가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문제는 이 부분이었다.

Q. 왜 일본인 남자 주인공이 아닌 야스케를 채택했나?
A. 흑인을 넣은 이유는 일본인이 아닌 우리가 몰입하기에 더 좋은 인물이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뒤몽(Jonathan Dumont), 패미통(일본의 게임 잡지)과의 독점 인터뷰


기존의 어쌔신크리드 시리즈는 아랍인, 이탈리아인, 아메리카 원주민, 아시아인 여자 등 온갖 인종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해당 발언으로 그들은 ‘우리’가 되지만, 아시아인 남성은 ‘우리’가 아니라 이입이 안 된다고 말한 셈이다. 특히 해당 발언이 문제가 되는 것은 유저들 사이에서 제기되었던 ‘아시아인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싶지 않아서 아닌가?’라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권, 특히 일본에서 어쌔신크리드 시리즈의 여론은 완전히 바닥을 치게 됐다. 게다가 이후 대처는 상당히 당혹스럽다. 해명은 없고, 다음 날 인터뷰에서 논란이 된 문장을 삭제한 것이다. 이에 여러 유튜버가 비판했으며, Suno AI를 통해 사건을 풍자하는 뮤직비디오도 만들어졌다.


해당 사례에서 어떤 실수들이 있었을까 살펴보자. 우선은 국제적 브랜드로써 인종을 차별할 수 있는 내용을 발언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이 게임은 일본이 배경이고, 일본문화에서 내세우는 중요한 특징인 ‘사무라이’ 컨셉을 차용했는데도 말이다. 오늘날 ‘착한’ 기업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는 게임 기업도 피해 갈 수 없는 문제다. 이런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의문스러운 점은, 인터뷰 질문지를 받았을 텐데 회사 내부에서 검토가 없었던 걸까 하는 점이다.


두 번째로는 역시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점인 것 같다. 일단 논란이 생기면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이미 유저들에게 사건이 빠르게 알려졌음에도 없던 일인 척 인터뷰를 수정하자 더 큰 역풍을 맞이한 것이다. 이것을 통해 사건이 발생한 후 대처는, 이해관계자들이 사건을 얼마나 잘 인지하고 있느냐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팬들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다

1개월이 지난 후, 추가 인터뷰가 진행됐다. 유비소프트의 회장인 ‘이브 기예모’가 진행한 인터뷰였는데, 여기서 게임에 대한 비판을 하는 사람들을 향해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됐다.


"One thing I am concerned about right now is the malicious and personal online attacks that have been directed at some of our team members and partners. I want to make it clear that we, at Ubisoft, condemn these hateful acts in the strongest possible terms, and I encourage the rest of the industry and players to denounce them, too."
"제가 지금 우려하는 한 가지는 우리 팀원들과 파트너들을 향한 악의적이고 개인적인 온라인 공격입니다. 저는 유비소프트에서 우리가 이러한 혐오스러운 행동들을 가능한 한 가장 강력한 용어로 비난한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싶고, 저는 나머지 업계와 플레이어들도 그들을 비난하기를 권장합니다."

해당 발언에서 나타나는 논지는 자신들의 잘못을 비판받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를 비판하는 너희들이 나쁜 놈이란 맥락을 읽을 수 있었다. 이 일로 인해 단순히 게이머들 사이에서의 이슈에서, 사회적인 이슈로 문제는 커졌다.


이에 일본 내 참의회의원인 하마다 사토시가 "유비소프트의 역사 고증 논란 문제를 정부 차원에서 대응하도록 하게 할 것"이라고 밝히며, 단순히 게임 분야 이슈를 넘어 국제 외교 분쟁 문제로 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해당 발언이 더 크게 문제가 된 것은, 이전에 있던 여러 가지 사건들 때문이었다. 게이머들은 이처럼 비슷한 맥락으로 게임에 대한 비판을 가하다가 오히려 혐오주의자로 몰려 나쁜 사람이 되는 경우를 여러 번 겪었다. 예를 들면 게임 ‘LAST OF US 2’에서 묘사된 PC주의와 관련해 유저들이 불만을 말한적이 있었다. 이를 해당 게임의 제작자가 불만을 말하는 사람들을 ‘Uneducated(교육받지 못한)’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런 일들로 인해 게임 이용자들은 더 큰 반감을 보였다.


이후 유비소프트는 별 다른 대응을 하지 않다가, 지난 9월 유튜브에서 게임에 대한 호의적인 댓글을 달고, 비판하는 사람들을 비꼬는 댓글 조작 작업을 하다가 적발됐다.

이번 사례들에서 주목해 볼 만한 점은, 대외 소통 담당자가 아니라 게임 디렉터와 같은 실제 개발 파트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인터뷰에서 한 발언들이 문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많은 게임들이 최근에는 디렉터를 소비자와 소통하는 창구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방식이 게임에 대한 의견을 표현할 때 진정성을 더해줄 수는 있어도, 그 무게감만큼 잘못된 발언을 했을 때의 여파도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과연 이런 추세가 계속되어 디렉터가 소통과 개발을 모두 맡을지, 아니면 홍보 담당자가 생길지 궁금해진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이슈분석]청구인만 20만명을 찍은 게임계 검열 헌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