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때문에 대한민국에 새로운 기록이 세워졌다. 헌법재판소 역사상 최다 청구인 수가 갱신된 것이다. 특히 이번에 문제로 떠오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 제3호가 어떤 이유로 문제가 되었는가 살펴보면 이해관계자 소통에서 중요하게 주의해야 하는 부분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아 정리해 보고자 한다.
해당 법안이 문제가 되기 시작한 것은 ‘뉴 단간론파 V3’라는 게임이 2017년 심의에서 등급분류 거부를 당한 것이 시작이었다. 게임물관리위원회는 당시 '게임법 32조 2항 3호(범죄, 폭력, 음란 등을 지나치게 묘사하여 범죄심리 또는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등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것)’에 해당하여 등급분류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는데, 이 결정에는 당시 인천 여중생 살인사건 등 사회적 이슈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결정은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큰 반발이 있었다. 단간론파 시리즈의 전작들은 전부 심의를 통과했지만, V3만 심의가 거부된 것이다. 특히 비슷한 내용의 다른 시리즈 게임도 V3가 거절당하기 며칠 전에 통과되기도 한 것이다.
이렇게 일관성이 지켜지지 못하면 이해관계자들은 메시지에 반발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만약 일관성이 지켜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경우 그 이유와 배경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한데, 문제는 그것조차 지켜지지 못했다.
해당 문제는 게임물관리위원회 공청회에서 논의될 뻔하다가, 유야무야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2020년에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이 유튜브 채널을 통해 당시 심의 취소에 대한 비화를 밝혔는데. 실제로 범죄 사건이 이슈화되며 방송 이후의 여론이 무서워 등급분류가 거부된 것이 맞다고 밝혔다. 또한,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다른 게임들까지 이슈화로 인한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위해 어쩔 수 없이 이런 행동을 했다.” 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2018년 이전 회의록에 일체 비공개를 하던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베일이 드러났다. 2023년 문체위 국정감사 당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취득한 자료를 당시 이상헌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이도경 보좌관을 통해 유튜버 G식백과가 입수하게 된 것이다.
이후 밝혀진 전문에서는 2020년 여명숙 전 위원장이 내세운 주장이 거짓말로 밝혀졌다. 게임이 범죄로 연결된다는 개인적인 편견으로 일관성 법칙을 위배한 것이다. 당시 일어난 사회적 사건을 엮으며 주장한 것은 이후 발생할 재심의 신청과 게임위에 향한 비판을 미리 찍어 누르기 위해서 나중에 끼워 맞춘 것이 나타났다.
애초에 투명하지 않던 심의 과정이 투명하게 드러나면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 완전히 신뢰를 잃게 되었다. 투명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공정성과 객관성에 대한 의심이 생기고, 자연스레 메시지 자체가 신뢰성을 잃게 된다.
이렇듯 일관성과 투명성을 모두 지키지 못한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공중에게 완전히 신뢰를 잃게 되었다. 특히 검열기관인 만큼 이러한 신뢰는 필수적인데, 앞으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신뢰와는 별개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사행성 게임을 막아내는 등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해당 법이 폐지될지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 더 좋은 방향으로 게임 산업이 나아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