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 내관은 들으시오.
요즘 '부캐'가 장안의 화제라는데
부캐는 어디서 오는 것인지
그 출생의 비밀을 찾아보시오.
전하, 아래옵기 황송하오나 두 연예인의 사례를 통해 하문하신 내용에 대해 말씀드리겠사옵니다. 김규리라는 배우가 있사옵니다. 지금은 '한국화' 화가로 데뷔해서 개인 전시회도 열고 작품 판매도 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출처 : ccobbunni_story 인스타그램김규리가 한국화를 처음 접한 것은 2008년에 촬영한 '미인도'라는 영화에서였사옵니다. '신윤복' 역할을 맡았던 김규리는 연기의 진정성을 보여줄 방법을 고민했다고 하옵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붓이라도 잘 잡고 있자‘는 생각에서 한국화를 배웠다고 하옵니다.
영화 촬영이 끝난 후에도 김규리는 손에서 붓을 놓지 않았사옵니다. 다른 작품 촬영장에서 쉬는 시간 틈틈이 대본 뒤에도 한국화를 그렸다고 하옵니다. 출장을 가는 비행기 안에서는 티슈에까지 한국화를 그렸다고 하옵니다. 김규리는 본의 아니게 10년 동안 활동을 쉬었사옵니다. 일을 하지 못하게 된 그 고통의 시간도 한국화를 그리며 버텼다고 하옵니다.
김규리는 글쓰기를 평소 즐겼사옵니다. 자신을 표출하는 것이 익숙했던 김규리는 글이 아니라 그림으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운 것이라 할 수 있겠사옵니다.
두 번째로 ‘김현철’이라는 개그맨 사례를 들 수 있사옵니다. 그는 자신을 ‘지휘 퍼포머’라고 칭하며 클래식 지휘자로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옵니다. 어눌한 말투로 사람을 웃기던 김현철의 모습만 기억하던 백성들에게는 조금 낯선 모습이옵니다.
사정은 이렇사옵니다. 김현철은 본디 어렸을 적부터 클래식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하옵니다. 어느 날, ‘클래식 지휘 개그’를 도전한 것이옵니다. 반응은 나쁘지 않았사옵니다. 그 후 우연한 기회에 클래식 지휘 퍼포먼스에 대한 제안을 받았다고 하옵니다. 그 일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대중적으로 클래식을 알리는 일과 클래식 지휘자로서의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사옵니다.
특이한 점은 지휘자인 김현철은 정작 악보를 볼 줄 모른다는 것이옵니다. 어린 시절부터 관심 갖고 들었던 클래식 40여 곡을 다 외워서 지휘를 하고 있다고 하옵니다.
전하, ‘부캐 전성시대’에 백성들은 이런 고민들을 하옵니다.
‘특별한 재능이 없는 나는 어떤 부캐를 가질 수 있을까?’
‘내 부캐는 어디 있을까?’
부캐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자신의 직업과 일상은 뒤로 한 채 멀리서 부캐를 찾으려는 경우가 많사옵니다. 하지만 부캐는 멀리 있지 않사옵니다. 자신의 직업, 경험, 꾸준히 관심 갖고 실천해 오고 있는 그 무엇, 그런 것들 안에 가리어져 있을 뿐이옵니다. 또한, 부캐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옵니다. 김규리와 김현철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생활 속 ‘루틴’으로서 꾸준하게 실천하는 과정에서 완성돼가는 것이옵니다.
부캐를 정의하고 그 이후 부캐의 활동을 해 나갈 수 있사옵니다. 또한, 자신이 꾸준히 해왔던 활동들에 알맞은 ‘이름’을 지어주고 그것을 부캐로 정의하는 것도 방법이옵니다. 소신은 후자의 방법이 더 쉽게 부캐를 찾는 방법이라 사려되옵니다.
부캐는 결국 자신을 표출하는 활동이옵니다. 김규리는 ‘글’로서 자신을 표출하고 있었고, 김현철은 ‘개그’를 통해 자신의 끼를 표출하고 있었사옵니다. 글이 그림으로 바뀌었고, 개그가 지휘로 바뀌었을 뿐 자신들을 표출하던 본질은 그대로이옵니다.
전하, 부캐의 ‘출생의 비밀’을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아래와 같사옵니다.
첫째, 부캐의 어미는 ‘본캐’이옵니다. 부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본캐 속에서 나온 것이옵니다.
둘째, 부캐의 아비는 ‘지속’이옵니다. 부캐를 낳은 것은 본캐 이오나, 부캐를 키운 것은 생활 속 꾸준함을 실천하고 있는 ‘지속’이옵니다.
셋째, 부캐의 형제는 ‘표출’이옵니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수많은 ‘표출’ 중 부캐는 하나인 것이옵니다.
허허허, 맵 내관의 말 잘 들었소.
지금도 부캐를 찾아
인터넷을 떠돌고 있는 백성들에게
부캐의 출생 비밀을 빨리 알리도록 하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