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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린 Dec 06. 2022

정체성을 명확하게

군인, 군악대장 가족입니다

뉴스를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간 직장인의 처세 생존전략. 나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덕목? 들이다. 어째서 직장인의 처세술에 눈길이 갔을까. 


보는 순간 웃음이 났다. 그리고 조금 씁쓸했다. 어쩌면 모든 것을 함께 하면서 어울릴 수 있는 인연을 갈망했는지도 모른다. 이사 다니면서 따라오는 외로움이나 군인가족으로 살면서 맞닥뜨리는 어려움을 함께 공유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고 그런 인연을 만나고 싶었다. 함께 보통의 일상을 공유한다는 것. 그건 순수했던 나의 이상적인 그림에 불과한 것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군인가족 10년 차가 되어 보니 현실과 이상의 차이였음을 실감한다.    

  

내가 일상적으로, 그저 지나다니는 동선에서 습관적으로 만나지는 모임 같은 만남과 우정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잡았기 때문 아닐까. 의무적으로 만나지는 것과 가족으로서 삶을 공유하는 것, 정말 친해지고 싶은 우정의 의미를 혼동하였기 때문 아니었을까. 나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조화로운 관계도 가능하다. 군인가족들이 잠깐 어울려 사는 아파트 단지에서 우정이란 과연 가능할까.      


플라톤의 대화법 책 중. 우정이라 할 수 있으려면 배려와 진솔함, 통하는 관심사, 충정이 있어야 한단다. 배려만 하는 것은 우정이 아닌 서비스직이며 진솔하기만 한 것은 상담자와 내담자이고, 상대방이 잘 되는 것을 기뻐하는 것이 진정한 우정이다. 더불어 우정을 가늠하는 척도도 있다고 한다. 배려, 상응, 진솔, 충정에 따른 점수를 매겨보면 현재 나의 친구들에서 우정이라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부분에서 점수가 높은지 낮은 지를 체크할 수 있는 거다.   지금껏 만나는 우정을 논할 때 역시 이러할 진대, 그저 한 지역에서 머물 때뿐일 만남에서 어떤 우정을 가늠할 수 있을까. 아이를 키우는 것도, 삶의 방식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철학도, 모두 다를 텐데 말이다. 


물론 모임에서 의미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그것은 아주 만족스러운 충족감을 가져다줄 것이다. 또는 만나는 년 수가 길어서 서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감안할 수 있는 진정 가족 같은 우정이라면 그것으로 좋겠지. 그러나 2,3년마다 이사를 다녀야 하는 나로서는 쉽지가 않다. 서로를 다 알기도 전에 가족들은 이사를 한다. 적당히 거리를 둘 수밖에 없고 그래야만 덜 외롭다. 어쩌면, 진심을 다한다면 우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부터가 판단의 착오다. 나의 사회성이나 인간관계를 확인하기에 군인가족은 특수한 집단이다. 뭐랄까....... 동맹이나 동호회, 때론 몇 동 몇 호 모임이랄까.   


우정과 모임의 정의를 다시 재정립한 만큼 관계 안에서 나는 어떻게 있기를 원하는지도 다시금 재정립해 볼 문제다. 우정이든 모임이든, 보통의 관계이든 시작은 나부터니까. 함께 하길 원하는지,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지, 어느 선까지 허용하고 허용하지 않을 것인지. 나를 제대로 아는 것부터 시작이다.


https://www.metroseoul.co.kr/article/2013101500034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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