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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터 Jul 19. 2022

창업을 망해봤다, 그것도 두 번이나.

창업하기 전에 알면 좋았던 것들,

나는 창업을 망해봤다, 그것도 두 번이나.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서 망했고, 두 번째는 코로나로 망했다.

지금 아는 것만큼 알고 있다면, 그런 결정을 하진 않았을 테니, 혹시라도 창업, 정확히는 프랜차이즈 창업을 결심하고 계신 분이 있다면 알고 있으면 좋을만한 정보를 공유할까 한다.


어렸을 적부터 우리 부모님이 알파문구 가맹점을 운영해오셨다. 약 15년 정도를 운영하시면서, 이런저런 사업 노하우가 있으셨다. 주변에서도 다방면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운영하고 계시기 때문에, 어떤 사업을 시작할 때, 영업사원이 하는 달콤한 거짓말에 속지 않을 거라 확신했다.


2018년 여름, 아빠와 나는  A카페에서 창업 상담을 받았고, 지금 운영하던 문구점을 반을 쪼개서(약 45평) 카페를 오픈할 경우, 4~5천만 원의 예상 매출이 나온다는 말에 과감히 가맹 계약을 진행했다. 그때는 나름대로 시장조사를 한다고 해당 브랜드가 있는 비슷한 상권에 가서 죽치고 앉아있기도 하고, 나름에 검증과정(?)을 거쳤지만, 기본적으로 영업사원이 하는 달콤한 말을 그냥 믿었던 거 같다.


"옆에 있는 B사 카페 영업사원을 아는데, 그분과 얘기했을 때 옆 매장에서 월 매출 3500 정도 나온다"


당시에 B사의 인지도가 그렇게 높지도 않다고 생각했고, B사는 디저트류가 유명하기보단 커피가 더 잘 나가는 상품이기 때문에, A사의 영업사원의 말을 믿고 계약을 해버렸던 것이다.


오픈빨에는 신기하게도 영업사원이 말한 금액보다 더 매출이 높았다. 최고로 높이 찍었을 때는 6천만 원까지 월 매출을 찍어봤지만, 오픈 빨은 오픈빨이였다. 3개월 만에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졌고, 그 해 12월에 매출은 2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당연히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창업은 처음이라 고객응대가 서툴렀을 거고, 커피맛이 없었을 수도 있고, 노래가 마음에 안 들었을 수도,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었겠지만. 잘못된 장소에 창업을 했거나, 해당 상권에 잘 맞지 않은 브랜드를 택한 게 가장 큰 잘못이었다고 생각한다.


당시에는 몰랐던 사이트가 있는데 바로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 거래" 사이트다.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정보공개서 열람 탭을 누르면 한국에 등록되어 있는 프랜차이즈 정보가 나온다. 이런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그때는 왜 몰랐을까라고 생각하지만, 지금도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시는 분 중에 창업하기 전에 이 사이트에 대해 알고 계셨나요?라고 묻는다면 10명 중 1명만 알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그렇다면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뭘 알 수 있을까?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많은 걸 알 수 있는데

예를 들면  

- 전국에 가맹점이 몇 개가 있는지 

- 경기도에 가맹점이 몇 개인지 

- 경기도에서 창업을 할 경우 

- 평당 평균 매출이 어느 정도인지 

- 경기도에서 창업을 할 경우 평균 몇 평의 매장으로 창업을 하는지 등이다.


인테리어 비용, 기타 잡비 등등 창업 초기 비용까지 다 나와있으니 만약에 창업을 생각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 사이트를 꼭! 이용해 보길 바란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그렇다면 내가 창업한 A브랜드의 경기도 평균 매출은 얼마였을까?

월평균 매출이 1900만 원이었고, 평균 평수는 20평 중반이었다..

저 정보를 확인했을 때 내 마음은 복합적이었던 거 같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영업사원은 그런 말을 한 것이었을까에 대한 고민만 수차례 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었다. 계약서 상에 혹시 매출 예상 데이터 같은 게 명시되어있나? 하고 찾아봤지만 역시나 없었다. 인테리어 비용을 물릴 수도 없었고, 기기장비를 환불받을 수도 없었으며, 본사에 책임을 돌리려 해도 가맹점은 절대적 을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액션도 취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나의 첫 창업은 꽤 크게 망했다. 기존에 있던 장소를 반 잘라서 한 거라고 해도, 인테리어 비용과 익스테리어, 간판 비용 집기 비용을 생각해보면 지금도 아찔한 금액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다시 돌아간다면?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정보들을 갖고 있고, 내가 가진 선택지가 오프라인 창업밖에 없다면, 어떤 식으로 창업을 할 것인가에 대해 묻는다면, 단계를 나눠서 체계적으로 창업을 진행할 것 같다.


1. 업종 고르기

오프라인 비즈니스는 생각보다는 업종이 많은 거 같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주관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내가 경험하고, 내가 좋아하는 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하고, 내가 싫어하고 자주 않가본 곳은 다른 사람들도 별로 안 좋아할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업종을 고를 땐 주관적 견해를 제외하고, 조금은 편하게 일하면서 매출도 어느 정도 되는 업종을 고를 건지,  일하는 게 힘들더라고 매출이 높은 업종을 고를 건지 등을 고려해볼 거 같다. 

ps. 내가 마지막으로 봤을 때(2020년 기준) 타 업종 대비 매출이 높았던 것은 곱창이었다.

+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혼자 운영했을 때 가성비가 나올 거 같았던 업종은 배달하는 카페였다.


2. 브랜드 고르기

업종을 골랐으면 이제 브랜드를 고를 거 같다. 브랜드를 고를 땐 당연히 매출이 최우선이겠지만, 창업하는 비용도 생각을 해야 한다. 초기 인테리어 비용, 집기 비용을 제외하고도 오프라인은 건물에 보증금과 권리 비용이 추가로 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초기 비용을 정해놓고,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가장 매출이 높은 업종을 할 것 같다.


3. 상권 고르기

우리나라는 생각보다 공공데이터가 많다는 것을 느끼는데, 네이버에 "상권정보" 라고치면 소상공인 정보마당이라는 사이트가 존재한다. 

해당 사이트를 통해 볼 수 있는 정보가 있는데,

- 해당 해당 상권에 카페가 몇 개가 있는지, 

- 카페가 20개가 있다면 그 카페들의 평균 매출은 얼마인지(해당 상권의 카페 시장규모를 알 수 있음)

- 유동인구가 평균 몇 명인지,

- 지나다니는 성별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 나이대가 어떻게 되는지 등이다.


해당 사이트를 통해 상권을 고르고, 그 상권에 원하는 브랜드가 입점해 있는지 확인한 후, 내가 원하는 창업하는 상권과 비슷한 연령대, 성별 비율, 유동인구수, 시장 크기를 갖고 있는 다른 상권에 이미 창업되어 있는 해당 브랜드 점주를 반드시 만나볼 거 같고, 본사의 갑질, 엽업사원의 매출 추정치와 얼마나 비슷한지 등등을 꼼꼼히 고려한 후에 창업을 해볼 거 같다. 


오프라인 창업은 특히나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 특히 프랜차이즈 창업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의 특징은, 역설적이게도 해당 업종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이다. 만약 본인이 카페에 대해 너무 잘 알고, 기계는 어떤 걸 살지, 인테리어는 어떻게 할지, 손님들에게 어떻게 마케팅할지까지 안다면, 누가 프랜차이즈를 창업하겠는가, 차라리 개인 카페를 하지. 따라서, 내가 했던 실수를 반복할 가능성이 매우 높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경험한 창업은, 생각보다 더 외로웠고, 생각보다 더 치열했으며, 연습해볼 경험이 없이 단 한 번에 기회밖에 없었다. 창업은 누구나에게 첫 번째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부디 나 같은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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