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계절은?

봄과 여름의 사이, 그 어떤 날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던 계절이었다.

엄마와 친구들과 함께 자동차로 49일동안 긴 유럽여행을 했었다.

성격도 버릇도 생활방식도 식성도 다른 다섯 명이

두달에 가까운 긴 시간동안 24시간을 함께 하다보니

투닥거리기도 하고 불편함도 많았지만 기억에 참 많이 남는 여행이다.


북유럽을 돌던 때 5월 중순임에도 불구하고 군데군데 눈이 쌓인 곳도 많았는데

도시가 아닌 외딴 지역들에서는 의외로 신선한 채소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여행 메이트 중 한명이 심각한 변비에 고생을 했는데 (ㅋㅋㅋㅋ)

신선한 채소를 구입하지 못해서 고민을 하던 와중에

달리는 차에서 창밖을 보시던 어무니가 외치셨지.

"차 세워!!"


ㅎㅎ 어무니는 80키로로 달리는 차 안에서 푸성귀를 발견하셨다.

길가 풀숲에는 고사리 사촌 쯤 되는 고비 나물이 많이 자라있었는데

현지 사람들에겐 먹는 풀이 아니라고 하더라.


어무니는 금새 고비나물을 한 다발 채취하셨고

안먹어본 나물을 만들어 주시니 처음엔 괜찮은가 의심하던 녀석들도

고소하게 볶아놓은 고비나물을 먹어보더니 눈이 휘둥그래져가지고

매일 숙소를 정하고 나면 "어머니, 고비 찾으러 가요!!" 하던 기억이 나서

고비를 그려봤다.


노르웨이까지 가서 가장 인상적인 기억이

피요르드도 아니고 노르웨이 고비나물이라는 건 웃긴 일이지만,

얼토당토 않은 병맛의 기억들이 더 소중하다.


맛있었지. 노르웨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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