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온유 Mar 22. 2024

소소한 행복

예상치 못한 것에 행복을 느끼고.


아침에 몸을 일으키는데 머리에 온 체중이 쏠린다. 삶이 내려앉은 것처럼 몸이 무겁다.


 오늘도 되풀이되는 삶 속에서 더는 나아가지 못하고 주저앉아 있을 뿐인데 버티기가 힘들다.


 거울을 보고 살며시 웃어 보자. 그런데도 기쁘지 않다. 억지로 행복해 보려 하는데 그럴 수 없다.


 생의 무게가 슬픔으로 다가와 나를 힘들게 하는데,

 이것을 끝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그러다 결국 극단적으로 치닫는 생각들.


 앞으로 펼쳐질 것들이 불행뿐이란 것을 알아서

도망치고 싶어 몇 번이고 마지막을 생각하다가

결국 용기가 없어 시도하지 못하는 나날들.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햇빛과 짹짹이는 새소리. 밖은 이리도 밝은데 마지막으로 본 햇빛이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서둘러 준비하고 나가자 버스 승강장에 줄 서있는 사람들. 그 속에 섞이자 보통 사람이 되었다.


 많은 사람 속에 섞여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는데,

 한 아주머니가 나에게 말씀하신다. 빈 옆자리를 가리키며. ‘학생, 여기 앉아요. 가방이 무거워 보이네.’


 예상치 못한 호의에 소소한 행복을 느끼고, 갑작스러운 슬픔에 울고, 나를 위로해 주는 누군가에게 감사하는 나날들.


 극단적으로 치닫는 생각들 속에서 불행만 바라보게 된 눈을 가졌어도 괜찮다. 언젠간 햇빛을 마주하고 바라보게 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가만히 있더라도, 힘겨워도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간 괜찮아지지 않을까 하는.


그럴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오늘도 한 발 살며시 내딛아 본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