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나투스 Mar 07. 2023

내 공간이 전하는 메시지

두 번째 사업자 등록

안녕하세요. 재웅입니다.


올해 2월 1일에 퇴사를 하고, 서울에 있는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인접한 곳에서 부동산 계약을 했어요. 4층을 단독으로 사용하고, 복도 포함 14평 정도되는 공간이에요. 제가 오랜기간 일을 해서 많은 돈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선뜻 공간을 임대하고 공사를 시작 한 이유는 오프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이에요.



건강한 문화가 자리잡힌 공간에서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낼 수 있는 시너지가 있잖아요. 저는 그 기운을 좋아해요. 그냥 단순히 만나서 술먹고, 가벼운 이야기만 하고, 조금 취해서 헤어지는 그런 소비성 모임 말고 평소에 하지 못하지만 우리 삶에서 꼭 필요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모임이요. 뭐, 예를 들어서 요즘 내 마음한 구석에 자라나는 꿈이라던가, 한 인간으로써 맞닥드리게 되는 공허함이라는 감정에 대해서, 혹은 요즘의 내 마음에 대해, 이런주제들로 나누는 대화들이요. 저는 그런 이야기를 편하고 어느정도 진지하게 나눌 수 있는 그런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한 인간이 경제적으로 자립한다고 어른이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스스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스스로 생각도 정리하며 사색도 하고, 글도 써보고 하는 나만의 가치 적립 시간이 필요하다고 저는 믿어요.




제가 그런 문화를 직접 만들고 싶은 이유는,


첫 째, 제가 그런 문화 속에서 한 명의 참여자로 함께하는 게 개인적으로도 즐겁고요.

둘 째, 내가 즐거워서 하는 일인데 참여하시는 분들 역시도 만족하시면서 6개월, 1년 2년 함께 하시는 것을 보면 보람차기도 해요.

셋 째, 요즘 다양한 가격대의 커뮤니티 모임들이 많은데, 사실 가격대를 차치하고 제 기준에서는 아쉬운 모임들이 많았답니다.


사실 저는 7년전에 부산에서 컨텍스트라는 독서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를 4년 정도 운영 했었는데요. 비록 코로나와 기타 개인적인 사정으로 서비스에서 하차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제 가슴속에는 커뮤니티 공간에 대한 열망이 남아 있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퇴사를 하면서 모아놓은 작은 돈과 친구의 금전적인 지원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이 공간의 이름은 ‘코나투스’라고 하고요, 단어의 뜻은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려는 힘 정도로 이해 하시면 될 것 같아요.


제가 이 공간을 만드는 이유에 대해서 며칠전에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했는데, 그 내용을 지금 공유해드릴게요.




우리는 ‘역할 속의 나’로 살아가는 것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나’라는 사람을 지워버렸다. 회사 이야기를 걷어내고 나면 나 자신에게 남아 있는 이야기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그렇게 먹고사는 문제 그 너머의 이야기도 있다는 걸 잊어버린 것이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언제 행복하고 슬픈지, 요즘 나의 마음은 어떤지에 대해서는 더 이상 궁금해하지도 이야기 나누지도 않는다. 먹고 사는 문제로도 이미 충분히 피곤하고,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기면 습관적으로 핸드폰이라는 작은 세상에서 우리의 시간을 소진한다. 우리는 밥벌이와 나의 역할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지만, 인생에서 내가 어떤 가치를 중요시하는지, 나는 어떤 모양의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대신 남들이 보기에 더 멋져 보이고, 내세울 수 있을법한 것들로 삶을 채워가고 스스로를 SNS 속에 전시하지만, 마음과 눈빛은 점점 시들해져 간다.


이 공간은 나와 다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모여 컨텐츠(영화/책/활동)를 기반으로 생각을 나누며 자기다운 모습을 찾아 갈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이다. 서로가 가진 이야기가 서로에게 참조가 되어 각자의 인생에 정서적 동반자가 되었으면 한다. 건강한 질문, 뜻깊은 대화 - 이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로 생기 발랄한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이 공간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의 기준이 아닌,

자신의 가치판단 기준으로 나답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 나를 찾아가는 힘, 코나투스



(유튜브 링크로도 이야기를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rnzBnNHkXlY



네, 이런 배경으로 공간을 만들고 있고 현재 17일간의 셀프 인테리어가 끝난 상태에요. 이제 위의 배경과 취지에 맞는 다양한 모임들을 기획해서 사람들을 초대할 예정이고요. 처음에는 커뮤니티 플랫폼(문토, 남의집, 프립 등)을 이용하여 위와 같은 메시지에 공감하시는 분들을 찾아뵐 예정이고, 후에는 자체 홈페이지를 갖춰서 독립적으로 운영/관리 할 생각이에요 :)



2023년 3월 큰 여정이 시작 되려고 합니다. 어떤 사람들이 이 공간을 찾아오시고, 또 어떤 대화와 질문들이 오가면서 이 공간을 가득 채워질지 참으로 기대 되네요. 다음 이야기를 통해 만나요.







인스타 : our_conatus

유튜브 : 웅니버스






작가의 이전글 엄마 미안, 나 회사 그만 뒀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