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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미상 Jun 29. 2024

위로는 여전히 서툴지만, 마음은 가득하기에

   타인의 위로와 응원조차 온전하게 받아들이지 못할 정도로 날 서고 위태로웠던 시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힘든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는 게 참 어렵습니다. 혹시나 제 위로가 상대방에게 부담으로 다가올까 싶어서요. 그래서 자주 망설입니다. 종종 그런 스스로를 미워하기도 하구요.


   나의 두 번째 엄마이자, 나의 가장 큰 어른, 의지되는 나무 같은 은사님과 sns로 안부를 전하다가, 최근에 선생님께서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누군가의 아픔을 직접 겪어보지 않고서는 헤아릴 수없다고 생각하기에, 저는 여전히 선생님의 아픔을 가늠할 수도 없습니다. 다만 먼 곳에서 그런 선생님의 삶이 다시 평온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세상이 유독 내게만 각박한 것 같다며, 세상을 미워하며 살았던 적이 있어요. 마음은 꽁꽁 얼어붙고, 누군가가 도와주려고 하면 지레 겁먹고 떠나기 일쑤였습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저는 자주 삶이 참 더할 나위 없이 완전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요. 결핍은 좀 있지만 그 결핍마저 안고 사랑해 줄 수 있을 정도로 완전한 행복을 누리는 것 같아요. 몇 년 전의 제가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말입니다. 그 행복에 가장 커다란 지분이 있는 그분께, 당신이 얼마나 괜찮은 사람인지 알려주고 싶어요. 몇 번이고 건넨 손길로 마음을 열어주게 해 줘서 고맙다고. 덕분에 나도 이제 누군가의 마음을 몇 번이고 두드리는 사람이 되어 가고 있다고. 꼭 말해주고 싶어요.


   아직도 기억납니다. 선생님이 저에게 말씀해 주셨던 법칙이요.


‘불행 총량의 법칙’


   한 사람이 인생에서 겪을 수 있는 불행은 정해져 있으며, 저는 일찍이 그것을 많이도 겪었기에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거라는 말을 제게 해주셨지요. 이상하게 그 법칙을 믿고 살아왔더니 제 삶에 꼭 들어맞는 법칙이 되어, 행복을 가득 누리며 살고 있어요. 법칙에는 예외가 없으니, 선생님에게도 그럴 테지요.


   저는 여전히 힘든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꼭 그분께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삶이 미워질 때마다, 당신이 지켜준 누군가의 삶들을 꼭 떠올려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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