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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그리 Mar 01. 2019

Women Do IT, 시작합니다.

2018년 11월 2일, <여성 개발자들은 온라인 청소년 성매매 해결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이름으로 워크숍을 열었다. 워크숍이 끝날 무렵, 이 문제 해결에 관심있는 분들을 모아 연말 모임을 열겠다고 호기롭게 말했었는데, 연말은커녕 연초 모임도 기획하지 못했다. 그저 바빠서 그랬던 건 아니었다. 솔직히 말하면, 자신이 없었다.


내가 정말 할 수 있을까?


이 문제에 참여하려면 내게 어떤 능력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는 IT 동향이나 업계를 빠삭하게 아는 사람도 아니고, 개발 능력이 출중한 사람도 아니고, 그렇다고 IT 정책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문제를 하기 위해선 위의 세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추고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스스로 점검하기에 나는 완전히 자격미달이었다.


그런데다가 기술을 (애매하게) 알기 때문에 오히려 기술적 접근이 쉽지 않다는 생각이 있어 더 두려움이 앞섰다. 개발은 언제나 노가다고, 시스템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이상에 개발자가 접근하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십대여성인권센터 사무실을 찾아가 "저는 이 이슈를 계속 이끌어가기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런 내게, 조진경 대표님은 이렇게 말했다.



이 문제가 정말 어렵고 복잡해보이지만,
의외로 쉽게 풀릴 수도 있어요.




대표님의 말을 듣고 순간 이 그림이 떠올랐다. IT업계 근무자라면 모두 한 번쯤은 봤을 그 유명한 나무 그림이다. 이 그림의 핵심은 '고객에게 정말 필요했던 것'이다. 필요했던 건 나무에 타이어를 달아놓는 건데, 서로의 커뮤니케이션이 자꾸 비껴나가 의자니 소파니 서로 다른 그림만 그리다 프로젝트가 망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더 많은 대화와 참여를 통해서 센터에 필요한 것을 그려낼 수 있다면,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조금 갖게 됐다. 여전히 두렵긴 했지만 말이다. 그게 2019년 1월의 일이다. 


2월 19일, 초동모임을 갖다


이 활동을 해보겠다고 결심을 다진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워크숍에 참여했던 이들에게 메일을 돌리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메일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는지 사람들은 처음처럼 많이 관심을 보여주지 않았다. 스무명 남짓이 참여한 워크숍에서, 초동모임에 참석할 수 있다고 밝혀 준 사람은 대여섯 명이었다. 내가 고민하고 미루는 사이, 다른 사람들의 에너지를 위축시킨 것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초동모임에는 당일에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못 오게 된 사람들을 제외하고 나까지 세 명이 모였다.


첫 워크숍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였지만, 한 명 한 명 와 준것이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 회의는 7시 반부터 8시 반까지, 약 1시간가량 짧게 진행됐다. 일단 올해의 목표는 정기적으로 만나 해외 사례를 수집하고 공부하면서, 우리가 낼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모으는 것이었다. 사이버또래상담팀의 야간 모니터링에도 참여하여 실제 업무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도 확인하기로 했다.


초동모임은 짧았지만 알찼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있을까 싶어 가기 전부터 두렵긴 했지만, 모임을 가진 첫날도, 그 다음 날에도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퐁퐁 솟아났다. 슬랙에서 아이디어를 교류하고 참고할 링크들을 공유하면서 다시금 힘을 받았다.


스터디의 의지를 다지는 dyo님, 으쌰!


Women Do IT, 시작합니다.


우리는 십대여성인권센터 IT지원단 'Women Do IT'다. IT를 하는 여성들이기도 하고, 그 일(it)을 해내는 여성들이기도 하다. 초동모임에 온 현승님께 '전 조금 두려웠어요.'라고 고백하니, 현승님은 '저는 사실 머리를 비웠어요'하고 웃었다. 그 말에도 힘을 받았다. 그 이후, 십대여성인권센터의 자료들을 찾다 우연히 마주친 인터뷰 기사에서, 조진경 대표도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사실 그 모든 일들을 견디기가 매우 힘들죠.
그래서 더욱 보람 혹은 정당성으로 일을 안 하려고 해요.
‘그냥 한다’는 마음으로 하죠.


그래서 할 수 있을까를 질문하고 재는 대신, 복잡한 건 일단 머리에서 지워내고 용기내보려 한다. 우리가 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그저, 우리는 할 것이다.




Women Do IT 팀은 무엇을 하나요?

- 십대여성청소년의 온라인 어플리케이션을 통한 성착취 현황과 실태 등을 조사합니다.

- 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IT 솔루션을 기획합니다.

- 십대여성인권센터의 업무에 정기적으로 참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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