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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그리 Jul 29. 2016

포켓몬고 UX 파헤치기(상)

포켓몬고의 UX


최근 당신에게 커피 한 잔 마실 여유조차 없었다면 이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미처 몰랐다 하더라도 용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라면 아마 당신은 전세계를 놀래킨 포켓몬고의 출시를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포켓몬고는 Tinder(소셜데이팅 앱)이나 Twitter 등 기존 디지털 문화를 비웃듯 출시한 지 단 몇 일만에 나이, 인종, 성별을 초월하여 수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다.


포켓몬고의 규모를 알고 싶다면, 이 게임이 출시된 지 겨우 몇 주 사이에 이뤄낸 성과들을 보자.


런칭 2주 만에 3천만 유저 달성, 인앱 구매로 3,500만 달러 (한화 약 365억) 매출 달성

평균 사용자들이 하루에 사용하는 앱 가운데 평균 사용률 50% 이상 독점 (페이스북 제침)

IOS 에서만 일 매출 160만 달러, 안드로이드 포함 일 매출 290-390만 달러


전통적인 마케팅 방법만으로는 이 숫자들을 만들어낼 수가 없다. 들불처럼 삽시간에 퍼져 나간 포켓몬고의 빠른 성공 뒤에는 매력 넘치고 탄탄한 UX가 있었다. 이러한 방식으로 세대를 막론하여 사용자들의 마음을 훔친 게임은 포켓몬고가 가히 최초라 할 수 있다.


포켓몬고의 UX는 왜 옳은 것인가


포켓몬고의 성공으로는 아래 세 가지 요소를 꼽을 수 있다.

게임 자체의 경험

포켓몬 브랜드

위 두 가지를 매력적인 UX로 결합시켜 얻어낸 Niantic(포켓몬고 게임 제작사) 의 성공

포켓몬고는 어떻게 이것들을 만들어 냈을까?


뛰어난 온보딩(신규 사용자 케어) 프로세스


실력있는 게임 디자이너의 첫 번째 임무는 효율적인 온보딩 프로세스를 통해 잠재 유저로 하여금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앱을 다운로드하고 계정을 셋팅한 뒤 최종적으로 게임 플레이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요소들을 설명해주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core loop 라고도 한다 *역주: 우리나라에서는 튜토리얼 또는 신규 케어 라고 한다)  이러한 프로세스는 사용자들은 그들이 접속해 있는 게임의 세계관을 스스로 정의하고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Niantic은 그들이 만든 가상 세계에 사용자를 무작정 던져 놓기 전에, 먼저 개인화(personalization *역주:개인화는 빅데이터,SNS,소셜쇼핑 등 여러 IT업종에 있어 핵심적인 키워드입니다) 향상을 위하여 사용자만의 아바타를 만들도록 설계해두었다.

게임 소개, 개인화를 위한 아바타 생성, 튜토리얼 스크린샷 (좌측부터)


사실 포켓몬고의 온보딩 프로세스는 포켓몬이라는 브랜드 덕택에 보다 수월하게 진행된 점이 있다. 사용자가 전에 포켓몬 관련 게임을 한 적이 없더라도, 포켓몬 자체가 워낙 대중문화에 깊이 파고들어 있었고 또한 널리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Gotta catch 'em all"(*역주 : 포켓몬의 캐치프라이즈, 국내에는 '모든 포켓몬을  모으자'로 번역되었다), 피카츄,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인 포켓몬볼은 대중문화에 이미 깊숙히 침투해 있다. 포켓몬 브랜드 덕택에 포켓몬고는 사용자가 게임을 시작하기도 전에 미리 친근하고 익숙함을 느끼게 한다.


포켓몬고의 온보딩 프로세스는 게임 업계에서 보편적으로 쓰여지는 UX 방식들을 채택하고 있다.


구글 원 클릭 sign-on 라이브러리를 이용하여 가입 절차 단순화. Email 주소가 필요 없어 키보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며 별도의 회원 가입 폼을 받지 않아 가입 장벽을 최소화했다.

서사적인 틀 속에 게임을 소개한다. 믿음직한 시니어 포켓몬 사냥꾼이 기본 조작법을 설명해준다. 사용자는 자신의 페이스에 맞추어 게임의 기초를 배워나갈 수 있다.

미니 게임처럼 시각적인 캐릭터를 쉽게 만들 수 있다.

core loop 를 통해 첫번째 포켓몬을 쉽게 잡을 수 있게 하고 이후 동작에 대한 힌트와 함께 온보딩 목표를 달성하게 함으로써 보상 체계와 게임 진행에 대한 감각을 익히게 한다.


정서적인 계기를 통해 사용자를 사로잡기


이 다음으로 게임 디자이너가 해야할 작업은 사용자가 게임에 빠져들게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단지 재미만이 아니라 의미 있는(때로는 중독성 있는) 경험을 선사해야 한다.


포켓몬 브랜드는 이미 이러한 목적에 부합하는 사용자 군을 보유하고 있었다. 포켓몬에 향수를 갖고 있는 어른들부터 시작하여 어린 아이들까지(게다가 그들은 모두 스마트폰을 쓸 줄 안다) 세대를 통틀어 이들은 포켓몬 트렌드에 이미 참여하고 있었거나, 최소한 포켓몬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랜덤 요소, 레벨 업, 그리고 게임 스킬


포켓몬고는 매력적인 UX를 창조해 내기 위해 보편적인 게임 디자인 기술을 상당 부분 차용하고 있었다. 많은 사용자에게 나타나는 포켓몬고 중독, 참여 현상은 포켓몬고의 감성적 시스템에 의해 즐거움을 감지하는 뇌 중추에서 도파민을 분출되었기 때문이다. 포켓몬고는 사용자가 게임을 플레이하는 동안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가지 게임플레이 메카닉을 설계해두었다.


사용자의 액션에 따라 랜덤 요소가 빈번하게 나타난다. 이러한 접근은 게임의 많은 영역에서 쓰인다. 포켓스탑에 도착했을 때 랜덤으로 여러 종류의 아이템을 드랍되는 것부터 희소한 포켓몬이 나타나는 것, 또는 포켓몬이 여기저기 퍼져 있는 것까지- 랜덤 요소들이 게임 전반에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랜덤 요소는 사용자로 하여금 정서적인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가장 강력한 메카닉이다. 또한 슬롯 머신처럼 간간히, 다양하게 주어지는 보상들은 중독성을 불러 일으키는 가장 큰 요소이다.

미니 게임에 기반하고 있는 가상 스킬은(Pseudo-skill) 그것이 성공했을때 완수했다는 감각을 선사한다. 포켓몬을 사냥하고 레벨업하는 것들은 VR 미니게임과 흡사하다. 특히 레어한 포켓몬을 사냥하는 것은 사냥이 성공했을 때 대단한 성취감을 불러 일으키고, 사용자로 하여금 지금까지 게임에 투자한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다고 느껴지게 한다.

레벨업과  메달 획득은 게임이 (반복되지 않고) 계속 진전되고 있다는 감각과 플레이어 개인이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사용자들은 정해진 레벨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특정 컨텐츠에 접근할 수 없다. 이러한 게임의 불완전성으로 인해 사용자들은 제한된 컨텐츠들을 unlock 하기 위해 더욱 게임에 매달리게 된다.

포켓몬의 테마에 걸맞는 익숙한 이미지들은 1세대 포켓몬 유저들에게 노스텔지어와 함께 친밀함을 불러일으킨다.

체육관을 점령하거나 포켓몬에게 애칭을 부여하는 활동들, 내가 좋아하는 포켓몬을 선택하여 레벨업하게 하는 것, 알에서 포켓몬을 부화시키는 것들은 사용자가 게임에 있어 오너십과 개인화(personalinzation)을 내재화하게 한다.

다른 게임들과 달리 포켓몬고는 게임의 틀을 통해 사용자를 운동하게 한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얻는 건강한 기운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용자들이 더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부추긴다.




※본고는 Fluid-UI 의 블로그 포스팅을 번역한 것입니다. 원문을 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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