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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갱그리 Aug 26. 2016

0. 시작하며

너 앱 만들 줄 알아?


근래 내가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대박 성공'까진 아니어도 '중박' 정도까진 갈 만한 아이디어를 품고 있다. 그러나 스타트업 투자사들이 늘 입에 달고 다니는 것처럼, 아무리 획기적인 아이디어라도 아이디어는 그 자체로 성공이 될 수는 없다. 생각했던 모습의 단 10%라도 일단 구현이 되어야 한다. 성공 가능성은 실제 아이디어가 실현되어 있는 모습을 토대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아이디어를 실현시켜 줄 수 있는 개발자를 찾는다. 내게 질문을 던졌던 사람들도 모두 괜찮은 아이디어를 갖고 있었다. 그 중엔 이미 상당 부분 구체화되어 있는 기획도 있었지만, 아직 아이디어 단계인 경우도 있었다. 아이디어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로 '정말 간단한 거다.'라고 말문을 연다. 그러나 사실 아이디어가 아무리 간단해보여도 ("카메라 기능이랑 사진 게시, 댓글 기능 정도 있으면 돼.") 개발의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다. 그 과정의 고난함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획자가 말하는 기능이 제아무리 간단한 것일지언정 개발자들이 쉽게 응하지 않는 것이다. 


이 때문에 나 역시 아이디어가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쉽게 수락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개중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거기에 투자할 만한 시간이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래서 내가 '할 수는 있으나 지금 여유가 없다.'고 거절하면, 그 다음 수순으로 오는 것이 '외주로 맡기면 기간과 비용이 어느 정도 드냐.'는 질문이다. 


나는 외주 개발에 회의적이다. IT를 아예 모르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굳이 외주를 준다고 한다면 개인 개발자에게 맡기지 말고, 디자이너/기획자/PM 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 외주 전문 팀에 문의하라고 한다. 그러면 물론 비용이 비싸지지만, IT를 모르는 사람이 개발자 한 명만 단독 소싱해서 발생하게 되는 실패 비용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이 단계까지는 IT를 아예 몰라도 상관없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창업하여 개발자를 직원으로 두고 IT 서비스를 런칭하려는 CEO나 기획자라면 말이 달라진다. 개발자를 '직원'으로 두고, 그 스스로 PM이 되기 위해서는 IT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단순히 개발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서만은 아니다. 자신이 뛰어들고자 하는 IT 테크놀로지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없다면 분명 계속해서 개발하던 내용이 엎어지고, 그래서 재개발하고, 이에 따라 오픈 기간이 지연되기 마련이다.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한 사업일 수록 그에 따른 타격은 무시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내 주변에는 안타깝게도 이러한 사람들이 많다. 계속해서 그들을 보고 질문에 대답해주면서 이들을 위한 용어 사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리하여 이제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여기서는 CEO, 기획자들이 알아야 할 IT 에 대해 순서대로 다룬다. 어떤 플랫폼을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 지, IT는 어떻게 구성되는 지 등- 최대한 기획과 개발의 단계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사실 개발자인 나조차도 모르는 것이 많지만, 나 또한 모르는 건 채워나가면서 이 용어 사전을 완성시킬 것이다. 훗날 마크 주커버그, 스티븐 잡스 뺨치게 성장할 모든 CEO들의 첫 걸음을 응원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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