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냉장고 안에는 어느 때나 코카콜라가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면 냉장고를 열고 커다란 코카콜라병을 꺼내 얼음을 넣은 컵에 따라 마신다. 나는 목구멍을 차갑게 긁으며 내려가는 탄산을 좋아한다. 나도 그렇고 너도 그렇다.
광고 속에 북극곰을 등장시키는 시원함이 코카콜라에겐 있다. 북극곰 하면 북극이 생각나고, 지구온난화가 연상되고, 환경에 대한 걱정까지도 생각이 이어질 때가 있다. 그런 연상에 걸맞게, 코카콜라의 시원함은 환경을 생각하는 바른 움직임까지 이어진다.
2022년 2월 10일, 코카콜라는 포장재의 최소 25%를 재사용 가능한 소재로 대체하겠다고 결정했다. 코카콜라는 그간 사실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의 주범이었다. 매년 1200억 개 이상의 페트병을 생산하는 다국적기업이기 때문이다. 4년 연속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 1위 기업으로 선정된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Break Free From Plastic의 조사 결과)
코카콜라는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의 일등공신, 메인 빌런으로 이름을 날렸으나 그만큼 커다란 죄책감과 책임감의 무게를 견뎌왔으리라. 코카콜라는 최근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협약에 서명하면서, 함께 환경을 위해 나아가는 70개의 다국적 기업들과 한 편에 섰다.
포장재를 재사용 가능한 소재로 대체하겠다는 코카콜라의 결심은,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에 반대하는 전 세계 사람들의 요청에 귀 기울인 결과이다. 현재는 포장재의 25%를 재사용 가능한 소재로 대체하는 것이지만, 2030년까지 이 비율을 두 배인 50%로 늘릴 수 있도록 캠페인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코카콜라의 이 선언은, 플라스틱 오염에 큰 책임을 갖는 주요 브랜드의 환경친화적 움직임에 대한 실질적인 첫 약속이다.
우리는 생활 속에서 소소하게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일회용 수저를 받지 않는다던지, 몇 번이고 재활용 가능한 도시락통을 들고 다니거나 텀블러에 음료를 담는 일상 속의 실천들이 그렇다. 카페에 들어가 음료를 주문할 때 플라스틱 컵이 아닌 머그컵을 받거나, 빨대를 굳이 쓰지 않아도 된다면 바로 입을 대고 마신다.
하지만 이런 작은 실천으로 환경과 맞닿아 있다고 느껴도, 가장 큰 문제는 거대한 기업들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한국 리서치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3%가 플라스틱 쓰레기의 원인으로 기업의 과대 포장 및 과다 사용을 꼽았다. 그리고 개인의 총합보다, 기업이 미치는 환경에 대한 영향이 압도적이라는 것. 그것이 사실이다.
이에 코카콜라의 용기 있는 선언은 그 청량함만큼 톡 쏘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메인 빌런으로 악명을 날렸던 기업이 환경에 책임감을 가지고 변화를 이루는 모습은 다른 기업들이 덩달아 환경친화적인 움직임을 시작하는 일에 동기부여가 되리라. 여기에 필요한 것은 우리 소비자의 요구하는 목소리다. 환경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커다란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환경을 생각하고 있음’ 태도를 굳건히 하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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