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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란 Sep 02. 2020

청년 여성들의 노동 기록 프로젝트, '소란'을 열며

당신에게, 청년 여성들의 노동은 어떻게 다가오나요?

항상 있어 왔던, 잘 몰랐던, 어쩌면 놀랍고 약간은 불편한




안녕하세요. ‘청년 여성들의 노동 기록 프로젝트 : 소란’을 기획한 태린, 현정입니다.


 이 시대의 청년 여성들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너무나 다양한 삶의 모습이 존재하기 때문에 쉽사리 답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희는 이 다양한 청년 여성의 삶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키워드로 ‘노동’을 제안합니다. '노동'이 청년 여성과 잘 어울리지 않는 단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주로 ‘노동’이라 하면 붉은 머리띠, 투쟁가, 파업 같은 거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우니까요. 하지만 노동은 우리의 일상과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보편적이고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이 사회의 구성원인 청년 여성들도 당연히 노동의 주체입니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은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에 종사해 왔고, 종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어머니와 할머니의 20대를 떠올려 봅니다. 이들은 당장의 생계와 생존을 위해, 오빠와 남동생의 학업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에 뛰어들어 일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노동은 '노동' 보다는 '희생' 내지는 '헌신' 으로 묘사되어 왔습니다. 수십, 수백 년 동안 수없이 많은 노동 현장에서 많은 여성들이 노동자로서 투쟁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요? 여성은 여전히 노동의 주체가 아닌 일시적인 생산·서비스의 부품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현재의 청년 여성들은 다양한 이유로, 다양한 분야에서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나 우리는 많은 상황에서 '노동자'가 아닌 그저 '어린 여성'으로 여겨지며, 쉽게 부당한 대우를 받곤 합니다. ‘곧 결혼하고 금방 그만 둘 아가씨’, ‘공부만 하느라 곱게 큰 여대생’, ‘명품가방 사고 사치 부려서 돈이 부족한 XX녀’ 등의 멸칭으로 사회는 우리와, 우리의 노동을 폄하합니다. 사회가 생각하는 ‘전형적인’ 청년 여성의 노동에 속하지 않는 이야기는 아예 지우려 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야기할 것입니다. 각양각색의 소란스러운 우리들의 노동 경험을 가감없이 기록하겠습니다. 항상 있어 왔던 뻔한 이야기, 그러나 잘 몰랐던, 어쩌면 놀랍고 약간은 불편한 이야기, 바로 ‘청년 여성들의 노동 이야기'를 모아 생생하게 전하고자 합니다. 청년 여성 당사자로서,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로서, 우리가 만든 ‘소란’이 세상을 더욱 소란하게 만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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