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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온 Apr 22. 2018

청소년은 오늘의 시민

D-54, 녹색당 지방선거 대작전 11일차

기차타고 서울 와서 <페미니스트 유토피아 feat. 신지예> 회의 참여. 오후까지 관련 회의가 쭉 이어졌다. 아아 요즘 이동거리가 길어서 체력이 바닥이다. 미리미리 잘 관리 못한 스스로를 탓하며 저녁 국회의사당역 3번 출구 앞 청소년 선거연령 하향 농성장 방문하러 갔다. 밀양 어르신들이 오후내 농성장에서 바느질 연대로 함께하고 계셨다.

함께 간 당원들과 1번 출구 앞에서 정당연설회를 진행했다. 불금에 설레는 표정으로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았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도 많았다. 2011년에 KBS 라디오국에서 알바를 했었는데, 그때 퇴근하며 버스 타던 곳 앞에서 정당연설회를 하려니 예전 생각도 났다.

 기성, 푸른, 소라, 그리고 멀리 경기도 화성에서 수업 마치고 뛰어온 승현님까지 함께 마이크를 들고 외쳤다. 요즘 전국 칵테일 파티를 누비면서 정당연설회 팁을 강의하는 기성님은 본인이 이야기한 내용들을 잘 적용한 정당연설회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소라님 푸른님의 단호하고도 지치지않는 호소가 멋졌다. 두 분 정도 지나가던 어르신이 삿대질하며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이 자식들이!” “선거연령을 왜 내려! 빨갱이들 아냐~?” 등 말씀하셨다. 그럴수록 소라님은 망설임없이 더 멋진 발언을 이어나갔다. 공부는 청소년 때만 하는 게 아니라며, 사회를 들여다보고 목소리 내는 것도 모두 공부이고 정치다. 청소년들 사회구성원으로서 정치참여 할 수 있고, 그 권리도 당연히 보장돼야 한다고.

 국회에서 유일하게 선거법 개정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의 황영철 의원을 포함한 몇몇 의원들이 지나갔다는데 얼굴을 몰라서 아쉽게도 따져묻지 못했다. 포괄적인 비판이야 반복해서 말 했으나, “유의미하지 않은 정당 등록 취소하라” 말하며 정치개혁 발목잡은 장본인이 지나갔는데 몰랐다니. 느끼는 바가 있어얄텐데. 그런데 그 전날인 4월 19일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참여한 토론회에 청소년 선거권 외치며 활동가가 기습 시위를 벌이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당황하지도 신경 쓰지도 않았다고 한다. 참 너무들 한다.

청소년의 정치참여는 인권이며 당연한 권리다. OECD 가입한 34개국 중 유일하게 만19세 이상 선거가능인 나라가 한국이다(피선거권은 심지어 만 25세. 어이없음). 심지어 선거권자만 정당 가입이 가능하게 되어있는 정당법은 청소년 정치참여를 과도하게 제약하고 있다. 유럽의 정당들(녹색당 특히)을 보면 19세에 국회의원이 되고 지방의원이 되고 서른에 정부부처 장관이 된다. 그 사람들은 10대 초반부터 정당활동에 참여해온 10년차, 20년차 베테랑이다. 우리는 왜 안 되는데? 정치혐오를 조장해 부당한 이익을 독점하려는 기득권들의 국가적 꼼수가 아닌가? 정치를 어렵게 느끼게 하고 체념하게 하고 변하지 않을 것 같아보이게 한다. 하지만 변할 것이다. 변화는 거스를 수 없을 것이다.

 정당연설회 중 승현 당원님의 한 마디. “녹색당은 왜 청소년 참정권을 이야기할까요? 바로! 당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이기 전에 오늘의 시민이라는 푸른님의 말. 4월에 선거법 개정되어 올 6월 지방선거에서부터 청소년들이 투표할 수 있어야 한다.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 속 국회의사당을 바라보면서, 마찬가지로 뿌옇고 숨막히는 정치를 꼭 바꾸겠다고 다짐했다.

6.13 지방선거 녹색당 정치개혁 정책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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