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금빵

by 영주

쉬는 날, 오래된 친구와 맛있는 빵을 먹는 재미에 빠진 나는 그날도 어김없이 서울의 한 빵집에 찾아갔다. 실없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빵집을 찾아가는 골목엔 서울에서 느끼기 어려운 정겨운 것으로 가득했다. 색이 바랜 노란색의 놀이터, 할아버지와 식탐마저 귀여운 강아지, 작은 아파트가 그랬다. 그리고, 딱 이 골목에 어울리는 작은 빵집이 있었다. 'since2016'이라는 소문구와 회색으로 바래진 검은색의 간판의 빵집이었다. 2016년이면 내가 대학교 1학년 때인가, 간판이 이렇게 바래질 만큼의 시간이 지나온건가라는 생각이 씁쓸하기보다 기분 좋게 지나쳤다.


'오늘은 행사 때문에 빵을 판매하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검은색 표지판에 써져 있었다. 나는 멀리서 보고 "아.."라고 조금의 실망을 하며, '괜히 걸어왔어, 여기 아니면 어디 가지?'라는 멍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빙빙 돌고 있었다. 그때 늘 두 걸음정도 빠르게 가고, 행동하는 나의 친구는 표지판 밑에 바람 탓인지 뒤집어져 안쓰럽게 느껴진 A4용지를 휙-하고 들추었다. 하얀 종이에 한 문장의 다정한 글씨가 적혀있었다.


'소금빵'은 판매합니다.

친구는 '완전 행운이잖아!'라고 말했고, 사실 소금빵보다 이런 작은 상황을 '행운'이라고 표현하는 친구의 모습이 좋아 나도 금세 미소 지었다.

왜인지 들뜬 우리가 소금빵 하나 사서 나눠먹자라고 속닥이고, 주문을 하자 사장님은 '소금빵이 방금 나와 정말 뜨거워요. 데일 수도 있는데..' 라며 눈가에는 걱정을 담고, 입가에는 따뜻한 미소를 짓고 계셨다. 오래된 빵집에서 편안함과 애정을 느끼는 한 여성의 얼굴이었다. 그녀는 조금 전에도 친구의 말을 따라 하는 나와 찰나의 순간에도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우리가 재미있는 듯 작게 웃음을 지었다. 갓 나온 빵이라면 손이 데어도 좋은 우리는 헤실헤실 웃으며 괜찮아요!라고 말했다.


소금빵은 참 귀엽다. 소금빵에 올려있는 하얀색 소금을 보면 '나 그냥 빵 아니고, 소금빵이에요!'라고 이제 막 자기를 아는 듯, 당차게 말하는 어린이 같다. 겉은 바짝 한 게 마냥 폭신하지만은 않고, 속엔 결이 있지만 마냥 결만 쌓여있지 않은 소금빵은 매력이 많다. 크림이 가득 들어간 빵은 조금은 유치하게 와구와구 먹지만, 소금빵은 아주 곰곰이 곱씹어서 먹는다. 그러면 버터의 가득한 풍미와 짭조름한 소금의 맛을 작고 귀여운 빵에서 느낄 수 있다. 정말 맛있다는 말만 반복하며 곰곰이 먹던 우리가 어느새 마지막 결의 빵 조각을 먹고 아쉽다고 말할 때 몸은 크지만 얼굴에는 특유의 불쌍함이 귀엽게 느껴지는 강아지가 코를 흥흥거리며 다가왔다. 버터의 향이 너의 코까지 갔구나! 하며 따뜻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