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수 Oct 23. 2021

프로덕트 기획을 위한 고객 인터뷰 FAQ

스타트업 프로덕트 고민상담 - 5화

스타트업은 프로덕트가 전부다. 


2020년부터 프로덕트에 진심인 스타트업의 대표와 팀원들을 만나오고 있다. 현재를 살고 있는 그들도, 내가 5년 전에 했던 고민들을 안고 있더라. 나는 멘토로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의 프로덕트가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들에게 목이 쉬도록 알려준 말들은 또 비슷한 고민을 다른 누군가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스타트업에서 프로덕트에 대한 고민은 결국 다 비슷비슷하니까. 


그렇게 <스타트업 프로덕트 고민상담> 연재를 시작한다.


1화 - 고객을 모르면 프로덕트는 키메라가 된다

2화 - 가짜 퍼소나는 제발 갖다 버리자

3화 - 앱 첫 론칭 필수 체크 리스트

4화 - 효율적인 협업 = 문서 잘 쓰기가 아니다




시리즈 다섯 번째,

고객 인터뷰... 이렇게 하는게 맞나?



멘티: 아직 서비스도 출시가 되지 않은 상황인데 인터뷰이는 어떻게 컨택할 수 있나? 

지수: 출시된 제품도 없고, 회사의 이름이 알려지지도 않았다고 해서 고객 인터뷰에 소극적이어선 안된다. 오히려 더욱 적극적으로 만나야 한다.


서비스 초기 단계에 시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땐 업계 종사자를, 그리고 그 시장에서 고객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를 알고 있다면 업계의 실제 고객을 만나보자. 이들을 만나는 방법은 동일하다. 


일단 팀원 내에서 찾거나 팀원의 지인, 그리고 지인의 지인에게 수소문하여 알음알음 만나보자. 만약 내부 인맥으로는 아무래도 연이 닿지 않는다면 온라인으로 직접 잠재고객들이 모여있는 곳의 문을 두드려본다.


내가 유아용품을 제작한다고 해서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님을 무작위로 만나기 보다는 유아용품에 대한 선택 기준이 명확하고, 좋은 제품에 대한 기준을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이런 이들을 유아용품 업계의 얼리어답터라고 할 수 있다. 전자제품에만 얼리어답터가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업계에는 얼리어답터가 있고, 우리는 이들을 만나보아야 한다. 이들은 누구보다 빨리 신제품을 써보고 블로그 리뷰를 남기는 것이 전부인 사람들이 아니다. 시장에 팽배한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고,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와 인사이트가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이들을 통해 제품 설계의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들은 어디있느냐?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의 헤비유저일 가능성이 높다. 뽐뿌, 클리앙, 네이버나 다음 카페를 찾아가 그들의 관심 카테고리 게시판을 뒤져보자. 유튜브나 블로그를 운영하는 인플루언서도 좋다. 20명에게 쪽지나 이메일, 댓글, 방명록 등을 남기면 그 중 2명은 실제로 대면하여 인터뷰가 가능했다. 인터뷰이들은 "내가 도움이 될까요?"라며 얼떨떨한 반응이지만, 정중한 부탁에 매몰차게 거절하진 않는다. 그리고 수줍게 약속장소에 나와 인사를 하는 그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세상은 살만하다.



멘티: 인터뷰이에게 돈을 주어야 하나? 

지수: 인터뷰에 참여하는 인터뷰이에게 소정의 보상은 준비하는게 좋다. 친한 사이라면 커피한잔이나 식사한끼로 가능할 수 있겠으나 제3자라면 미래의 우리의 고객이 될 수 있으니 굳이 비용을 아낄 이유가 없다. 인터뷰 리워드는 회사 사정과 인터뷰 강도에 따라 스타벅스 기프티콘 부터 상품권이나 현금 지급 등 다양하다. 나의 경우 시간당 2만원 문화상품권을 제공했다. 


내가 주로 만났던 고객들은 금융 카테고리 안에 있던 사람들이라, 기프티콘보다는 상품권을 선호했다. 그보다 더 선호하는 것은 단연 현금이지만 회사의 재무 관리 차원에서 상품권으로 타협을 봤다. 매 분기별로 10명 내외의 고객을 만나보곤 했으니 최소 20만원의 상품권을 미리 구입해두고 사용했다. 또한 인터뷰이가 사무실에 직접 방문을 해줄 경우 추가 2만원의 교통비를 제공했다. 우리의 시간이 그만큼 절약되는 것이니 전혀 아까운 돈이 아니다. 



멘티: 모든 인터뷰 대상자를 직접 다 인터뷰 했나? 혹시 팀장이나 리더가 직접 다 진행해야 하나?

지수: 리더가 인터뷰에 참여하는 것은 중요하다. 정확히 말하면 리더가 인터뷰를 하는 이유와 핵심 결과물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리더의 역할이 무엇이냐도 중요할 것 같다. 나는 제품의 UX을 맡고 있는 프로덕트 디자이너이자 프로덕트 매니저였고, 또 이후에는 제품 총괄로 일했다. 나에게 고객 인터뷰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었기에 되도록 인터뷰를 주도하거나 모두 참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당연히 맡은 프로젝트는 무조건 리딩을 하는 편이었고, 참여하지 않는 프로젝트도 전사적으로 의사결정이 중요한 경우 인터뷰 진행상황을 수시로 팔로업했다. 


팔로업하는 방법은 단순히 인터뷰를 진행한 팀원에게 결과를 전달받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주요 고객 인터뷰 한 두건에 대해서 서기로 참여하거나, 인터뷰 경험이 부족한 팀원이 인터뷰어로 진행하는 경우 초반 인터뷰는 시범적으로 진행하는 등, 반드시 해당 프로젝트의 한두명의 고객은 만나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다양한 카테고리의 고객들과 마주하는 것은 나의 성장과 제품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었다.

*TIP: 인터뷰 초심자의 인터뷰 첫경험은 ‘서기'로 참여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시범을 보여줄 사람이 없다면 그냥 뛰어들어야겠지만...


물론 리더가 모든 인터뷰에 참여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수 있다. 특히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상황에서는 그렇다. 인터뷰에 시간을 많이 쓸 수 없다면 신뢰할 수 있는 인터뷰어를 두거나, 인터뷰 직후 인터뷰에 참여한 사람들이 인사이트를 정리하는 시간에 참여하여 흐름을 따라가자. 제품 개발에 관여하는 사람이라면 우리 고객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멘티: 인터뷰이의 진솔한 대답을 유도하는 방법이 있나?

지수: 처음 만났을 때 긴장이 되는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인터뷰어가 극도로 긴장하면 인터뷰이는 더욱 뻣뻣해진다. 인터뷰이는 기본적으로 수동적이다. 질문하는 것에 답변하러 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질문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굳이 답변하지 않으며, 분위기를 주도하는대로 끌려갈 준비가 되어있다.


인터뷰의 분위기는 인터뷰어가 정한다. 먼저 편하게 대화를 시도하자. 그러기 위해선 몸에 힘을 빼야한다. 우리가 진행할 인터뷰는 일명 '탐색 인터뷰'다. 이는 고객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지를 알기 위해서이지 팩트를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뜻이다. 즉,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자리라기 보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의 티타임 또는 소개팅 자리에 가까운 셈이다. 우리는 지금 업무 중이며, 내 앞에 앉은 인터뷰이는 돈을 받고 질문에 답을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꽂힐 필요없다. 훌륭한 인터뷰어의 태도는 인터뷰이의 이야기를 열린 마음으로 듣는 것이고, 그가 즐겁게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적절한 추임새와 리액션을 해주는 것이전부다. 


실제로 대화자리에서 인터뷰어가 먼저 솔직해지는 것이 좋다. 돈 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느냐에 대한 질문을 하기 전에, 내가 돈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고충을 겪고 있는지 짧게 말해보자. (너무 길게 스토리텔링을 해버리면 인터뷰이가 그 분위기에 맞춰 답을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 간단히.)


만약 초기 기획 단계에서 얼리어답터를 만났다면 인터뷰 진행이 수월할 것이다. 아무리 낯가림이 심한 사람이라라도 얼리어답터는 본인의 관심분야에 대해서는 염불외듯 쉼없이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일상 대화가 부담스러운 사람들도 있으니, 이때는 아이스브레이킹 따위 과감히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멘티: 인터뷰이에게 미리 질문지를 전달해도 되나?

지수: 나의 경우 의도적으로 질문지를 미리 공개하지 않았다. 질문지를 토대로 답변을 미리 준비해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인터뷰이에겐 인터뷰 주제, 소요시간, 장소 정도만 안내해도 충분하다. 가끔 준비물이 필요하냐고 묻는 인터뷰이도 있지만 그저 티타임이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오시라 답변하자. 



멘티: 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인터뷰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나? 비대면이라서 표정, 제스처 등 파악이 어려운 부분도 있는데 그런 제약사항은 어떻게 극복하면 좋을까?

지수: 비대면 인터뷰는 대면에 비해 인터뷰이의 비언어 파악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되도록 1:1 대면 인터뷰를 선호하는 편이다. 부득이 비대면 인터뷰를 해야한다면 그 중에서도 단순 서면조사(설문조사)보다는 유선통화를, 유선통화보다는 화상통화를 선택하자. 


비대면의 장점도 명확하다. 대면에 비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대면은 한번 만났을 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얻어내야 한다면, 비대면은 짧게 자주 만날 수 있다. 자주보고, 자주 이야기를 나눌수록 대화는 편해지고 유대관계도 형성되니 이를 적극 활용해보자. 


실제로 인터뷰이와의 만남은 한번으로 끝내는 것 보다 ‘서비스를 함께 만들어가는 사람'으로서 관계를 만드는 것을 좋다. 기획 초기 > 프로토타이핑 > 런칭 직후 > 런칭 후 운영까지, 각 단계마다 가설을 검증해보기 위해 또는 시장의 반응을 미리 살펴보기 위해 우리와 관계를 맺은 (잠재)고객들에게 간단한 의견을 물어보는 것은 생각보다 효과적이다. 또한 그들은 우리보다 신선한 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회사 내에서 우리끼리 하는 생각에 매몰되는 것도 예방할 수도 있다.



멘티: 꼰대를 맞닥뜨리기도 하나? 그럴 때 성공적인 인터뷰를 위한 아이스브레이킹(더 나아가 내 편 만들기)가 있나?

지수: 실제로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면,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단답으로 일관하는 사람, 사례금만 받으려 하는 사람, 매거진에 실리는 인터뷰로 착각하고 정장을 차려입고 오는 사람, 디자인 외주를 부탁하러 오는 사람 등 전체에 비하면 소수이긴 하지만 가끔은 난감한 인터뷰이를 만날 수 있다.


그 중 고압적인 인터뷰이도 있다. 나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또는 나이불문 특정 환경에 오래 노출된 사람일수록 변화나 새로움에 우호적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들에겐 인터뷰라는 상황이 낯설고 심지어는 두렵기 때문에 방어기제로써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런 생각을 깔고, “당신에게 배우러 왔다"는 태도로 먼저 다가가는 편이었다. 그러면 대체로 그들도 마음을 연다.


특히나 초기 제품 기획을 위한 얼리어답터 인터뷰는 그들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함이기 때문에, 꼭 꼰대 인터뷰이가 아니더라도 이런 접근은 항상 효과적이다. '나한테 배울게 뭐가 있느냐'며 쑥쓰러워하면서도 본인이 알고 있는 것과 본인의 생각을 알려주기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극단적인 케이스로 인터뷰어에게 선을 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만났다면 과감히 잘라내자. 굳이 불필요한 상처를 받으면서까지 인터뷰를 강행할 이유는 없다. 


꼰대 인터뷰이가 아니여도 실제로 인터뷰 진행 자체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그럴 땐 준비한 질문에 답변을 듣기 위해 꾸역꾸역 진행할 필요는 없다. 인터뷰 리워드가 조금 아깝더라도 마음을 내려놓자. 그저 인터뷰 연습상대로 여기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인터뷰 목적에 부합하지는 않지만 평소에 고객에게 궁금했던 것들이나 인터뷰이의 답변을 끌어내기 위한 여러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그렇게 이야기 나누는 것 자체에 성공했다면 그 날은 그것으로 충분하다. 다만 이후에 해당 인터뷰이를 우리 팀원 누구도 만나지 않도록 블랙리스트에 추가해두고, 다신 만나지 말자.



멘티: 인터뷰 하고나서 결과를 프로젝트 팀원에게 어떤 방식으로 공유하나?

지수: 가장 안좋은 방식은 모든 인터뷰가 끝난 뒤 결과를 잘 정리하여 짠!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인터뷰라는 과정이 익숙하지 않은 팀이라면 더욱 그렇다. '겨우 몇명의 고객을 만난 것으로 우리 제품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 라는 의심과 불신이 자리잡은 조직에선 제아무리 멋있는 프레젠테이션으로도 설득할 수 없다. 가장 좋은 방법은 인터뷰 과정에 팀원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그들 눈으로 고객들의 말과 행동을 목격할 필요가 있다. '겨우 고객 몇명' 이라고 외치던 이들이 오히려 고객의 말 한마디 한 마디에 갈대처럼 흔들리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모든 팀원이 고객조사, 특히 고객 인터뷰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제품에 대한 의사결정은 오로지 우리 안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따라서 이 인터뷰를 왜 해야 하는지,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더 나은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인터뷰를 통해 어떤 결과물을 도출하고자 하는지를  함께 논의할 수 있어야한다. 100% 동의를 얻지 못하더라도 새로운 업무 방식을 시도해 볼 기회라도 얻기 위함이다.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면, 인터뷰 진행을 원치 않았던 프로젝트에 소속된 팀원들도 모두 참여 기회를 주어야 한다. 자발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면 인력 부족을 이유로 대화 내용을 기록할 서기 역할을 의무적으로 쥐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제품을 만드는 것에 관여하는 사람들 중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 또는 앞으로 사용하게 될 고객을 실제로 대면하는 경험을 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이 경험은 아주 중요하고 귀하다. 나는 모든 직군이 인터뷰를 단 한번이라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디자이너는 물론이고, 엔지니어와 마케터, 비즈니스 담당자까지 각 직군의 사람들이 동일 직군 사람들에게 고객을 만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략이었다. 모든 팀원들이 본인들의 생각과 실제 고객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깨달아야 한다.


팀원들이 참여한다고 해도 모든 인터뷰에 모두가 참여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인터뷰 과정은 중간중간 전체 공유는 필수다. 공유하기 위해 별도 문서를 만들 필요는 없다. 사내메신저 또는 메일로 ①오늘 만난 고객들의 간단한 프로필과 ②그들을 통해 새로 알게 된 사실, ③우리의 생각과 일치하는 것과 일치하지 않았던 것, ④인터뷰이의 공통된 의견과 행동패턴을 간단히 요약해서 공유한다. 그리고 ⑤앞으로 어떤 고객을 더 만나볼 계획인지도 공유하자. 또한 인터뷰 대화 내용이 그대로 담긴 ⑥Raw data를 첨부하면 좋다. 


몇명의 인터뷰 내용이 쌓이면 인터뷰이의 공통적인 주장과 생각을 강조해야 한다. 고객 인터뷰를 하는 이유는 인터뷰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무엇인지를 발견해내기 위해서다. 인터뷰에 대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말마따나 몇명의 말이 정답이 아니기 때문에, 프로필도 라이프스타일도 일면식도 없는 인터뷰이들이 업계에 대해서는 하나같이 입을 모아 말하는 불만사항(pain point)와 그것을 해결하는 방식(know-how) 그리고 관련해서 자주하는 행동과 사고방식(최초상기)를 도출해내는 것이 고객 인터뷰의 핵심이다.


중간공유를 할 때마다 팀원들에게 고객에게 물어보고 싶은 질문이 있느냐를 받아보자. 이 과정의 핵심은 '나의 생각과 고객의 생각은 다르다'는 것을 깨닫는 것은 물론, ‘나도 고객과 시장을 이해하는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다. 내가 과정에 참여한 것에 대한 결과물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결과를 받아들이게 된다. 내가 관여하지 않은 남의 일에는 아무도 애정을 가지지 않는다.



멘티: 제품을 개선할 때 인터뷰로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는지, 데이터 분석을 중심으로 하는지 궁금하다.

지수: 고객을 통해 확인해보아야 하는 것이 있고, 데이터로 확인해봐야하는 것이 있다. 그리고 고객 인터뷰를 통해 제품의 방향과 새로운 가설을 세우고 이것이 실제로 워킹하는지 데이터를 통해 검증해야 하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버튼 클릭율, 회원가입 전환율, 상품 발급/구매율 등 특정 지표를 개선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에서는 굳이 고객 인터뷰를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지표 개선을 위해 우리 제품의 특성과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가설을 세워야 하나, 이를 위해 굳이 고객을 직접 만나 '이 버튼 누르고 싶으세요? 왜 안누르세요?' 라고 물어봐야 소용이 없다. 해당 지표에 영향을 주는 고객여정과 화면 구성, 사용성, 고객심리, UI구성 등에 대한 가설을 A/B테스트를 통해 개선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러나 아직 제품을 출시하기 전이라면 고객도 제로, 데이터도 제로다. 이런 경우 전적으로 고객의 정성적인 데이터에 기대야 한다. 시장조사와 더불어 고객 인터뷰를 통해 시장의 미래를 예측하는 가설을 세우고 프로토타이핑을 통해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보며 시장의 반응을 예측하고 동시에 사용성 평가를 진행해보자. 대체로 초기의 제품은 '이런 걸 만들면 사람들이 좋아할거야!' 라는 기대로 설계되는데 이때 실제 고객의 생각은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업계 전문가 또는 업계 종사자들이 모인 경우 본인들의 솔루션에 쉽게 매몰된다. 그러나 실제로 제품을 사용할 고객은 업계 종사자도 전문가도 아닌 일반 대중들이다. 시장에 대한 전문지식 만으론 고객을 감동시키지 못한다. 우리가 만족할만한 PMF(Product Market Fit)을 찾기 전까지는 고객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자만해선 안된다.


또한 주간, 월간 리텐션을 올리고 싶다. 회원 수를 늘리고 싶다. 에 대한 전략도 다양하다. 당장의 회원수를 늘리기 위해 마케팅을 확대하는 것도 일시적으로 가능할 것이다. 리텐션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구조적인 리텐션을 올리는 방법을 찾는 경우 새로운 기능을 출시하거나 기존 기능에 대한 개편을 고민해볼 수 있다. 이 때 그간 우리의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실험해보거나, 새로운 도메인을 개척해볼 수도 있다. 신기능 출시를 준비할 때는 제품을 새로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프로토타입을 제작하여 직접 고객을 만나보고 인터뷰를 통해 피드백을 받아보자. 고객들의 정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MVP(Minimum Viable Product)를 정의하고, 출시 후 정량 데이터로 실제 시장의 반응을 학습해보자. 

매거진의 이전글 효율적인 협업 = 문서 잘 쓰기가 아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