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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Mar 19. 2024

"감이 오는" 디자인 포트폴리오 만드는 법


하루에도 수십 개의 포트폴리오를 받아보면 이제 표지만 봐도 느낌이 온다. 기대되는 지원자인지, 그렇지 않은지.

누군가는 허세라고 느끼겠지만, 정말이다. 사람이 꾸준히 무언가를 계속하면 빅데이터가 쌓인다. 그리고 우린 그걸 "감"이라고 부른다.

“감이 오는" 포트폴리오와 오지 않는 포트폴리오가 있다.


가끔은 안타깝다. 지원자는 절실한 마음으로 50장이 넘는 장수를 하나하나 레이아웃 맞춰 작업했을 텐데, 나는 5초 만에 이 사람을 판단하고 마는 현실이.


그래서, 지원자에게 당장 연락해서 "포트폴리오 이렇게 만들면 안 돼요"라고 외치고 싶은 날도 있다.

또는 "이 정보를 이렇게 배치하고 강조해야 제삼자가 봤을 때 더 와닿아요"라고 알려주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아무도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므로, (또 듣고 싶지 않을 수 있으므로)

어딘가에서 절실히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있을 누군가에게 우연히 닿기를 바라며, 오랜만에 브런치 글을 올려본다.



"감이 오는", 그러니까 합격하는 포트폴리오의 조건은 단순하다.

이것은 프로덕트 디자이너에 한정하는 것이니 그래픽이나 브랜딩 쪽이라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음을 참고하자.



1. 대표작은 최대 3개가 적당하다

디자이너 포트폴리오 콘텐츠는 다다익선? 절대 그렇지 않다.

1개는 너무 작고 2개는 아쉽다면 3개가 적당하다. 그럼 어떤 작업물을 선정해야 하나?


첫 번째는 내 디자인 역량의 강점이 드러나는 작업이다. 사용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캐치하는 것인지 시스템을 제작하는 것인지 본인의 프로덕트 디자인 역량이 빛을 발했던 작업물을 선택하자.


두 번째는 실제 현업에서 성과가 있었던 작업이다. 회사 외부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나 스터디로 진행한 작업물은 본인이 신입이 아닌 이상 포함하지 않는 것이 좋다. 결국 회사는 다른 직군과의 협업에 대한 결과물을 평가하는 곳이다. 홀로 진행한 콘셉트 작업이나 동아리처럼 삼삼오오 모여서 진행한 사이드 프로젝트는 아무리 개발이 진행된 안이라고 해도, 그것이 비즈니스 가치를 만들어내지 않은 한 회사 입장에서는 감흥을 느끼기 쉽지 않다.



2. 정의한 문제와 솔루션을 명확하게 전달한다

디자이너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들이다. 무엇이 문제라고 정의하였는지, 그것이 왜 문제인지, 그래서 디자이너로서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하였는지, 해결한 결과는 어떠한지, 성공했다는 근거는 무엇인지, 무엇을 배웠는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야 한다.


때로는 정의한 문제와 연결되지 않는 솔루션을 정리하기도 하고, 왜 그것이 문제라고 정의했는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내가 겪은 과정을 전부 나열하지 말자. 업력이 있는 매니저라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역경이 있었을지 충분히 이해한다. 그리고 모든 직장에서 그 과정을 겪지 않는 사람도 없다. 따라서 모든 과정을 친절하게 설명해줄 필요는 없다.


결국 입사 후 제품의 여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디자이너를 고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디자이너로서 얼마나 문제해결능력이 뛰어난지 보여주기 위해서는 실제 문제를 해결했던 이력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3. Simple is best는 국룰

절대 보고서처럼 만들지 말자. 쉽고 단순하게 내가 전하고 싶은 바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 [UIUX에 대한 내용보다 부가 설명이 많은 포트폴리오]와, [UIUX 화면만 봐도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포트폴리오] 두 가지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여러분이 매니저라면 어떤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더 와닿을까?


디자이너는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우리는 제품에서 UIUX로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할 것이기 때문이다. 사용자에게 "이 버튼을 누르면 좋은 일이 생깁니다"라고 텍스트로 말하는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


면접관은 지원자의 시각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포트폴리오 보고 판단할 것이다. 지금 내 포트폴리오가 텍스트로 의미전달을 하고 있는지 이미지로써 의미전달을 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자.




마지막으로,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내가 아직 연차가 많지 않은데, 내가 성공 경험을 아직 해보지 못했는데, 내가 좋은 학교를 나오지 못했는데. 등등 걱정과 불안은 원하는 취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름 모를 스타트업 1년 차 디자이너도 빅테크 스타트업에 입사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코칭했던 포트폴리오가 그렇게 합격을 했다.


내가 한 경험이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상대에게 전달하느냐에 따라서 누구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저 3가지 원칙만 지킨다면!


좁고 넓은 국내 IT 업계에서 예비 또는 잠재 디자이너들이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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