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건 왜 힙해졌을까

텍스트힙의 실체, 그리고 나아갈 길

by 아웃클래스

요즘, 읽는 건 '힙'합니다.

2024년 '텍스트힙'이라는 용어가 메가트렌드로 부상했고, 그 흐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텍스트 힙이란 텍스트를 즐기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개성'이 된 현상입니다. 특히 Z세대를 중심으로 텍스트힙이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입니다.


SNS를 보면, 책을 읽고 책의 좋은 문장을 올리고 공유하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더러는 이런 현상을 보며 '잠깐의 유행' 혹은 '거품'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어떤 이들은 고도의 마케팅으로 바라보기도 합니다. '내 주변엔 없던데?'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죠.


다만, 유행이라고 다 거품은 아닌 것 같습니다. 최근의 조사결과를 보면, 20대 독서율은 74.5%로 전 연령대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실제 책 구매 비중도 Z세대에서 높아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고, 독서 플랫폼인 트레바리는 이 트렌드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데이터에 잡히는 실체는 분명히 있는 거죠.


image.png 출처 : 아시아경제

왜 지금 책일까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걸까요? 전문가들은 빠르고 짧은 콘텐츠에 지친 사람들이, 천천히 읽는 경험을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숏폼 위주의 콘텐츠가 주류가 되니, 역설적으로 이에 피로감을 느낀 사람들이 반대급부를 찾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건데요.


'힙하다'는 것이 애초에 남들과는 무언가 다른 '개성'이 있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콘텐츠 소비의 주류 흐름인 숏폼을 보는 것이 아닌 책을 읽는 것이 '힙하게' 여겨지는 것도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읽는 것'과 '읽는 척' 사이에서

그런데 왜 Z세대에서 이런 흐름이 두드러질까요? 이는 SNS 사용 문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Z세대는 다른 어떤 세대보다 SNS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는 것이 익숙한 세대입니다. Z세대에게 SNS는 '책 읽기'라는 취향을 전시할 수 있는 일종의 전시장입니다. 그리고 이런 취향이 '힙하다'고 인정받는 분위기가 더해지니, 하나의 흐름이 생겨난 거죠.


여기에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책을 읽고, SNS에 올리는 모습은 어느덧 익숙한 광경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궁금해집니다. 우리는 책을 읽는 걸까요, '책 읽는 나'를 소비하는 걸까요? 책 읽기라는 아주 개인적인 행위가, 일종의 전시행위처럼 보이는 이 현상. 읽는 것과 읽는 나를 소비하는 것이 뒤섞여 그 흐릿한 경계를 나누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스크린샷 2026-04-13 오후 12.34.13.png 출처 : 인스타그램 캡처


텍스트힙과 좋은 독서

물론 유행을 타는 것이나 '전시'가 모두 나쁜 것은 아닙니다. 이런 흐름에 힘입어 '독서' 자체에 대한 관심이 일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왕 읽는 거 '더 잘 읽으면' 좋지 않을까요?

'읽는 척'과 '읽는 것' 사이에서, 읽는 척을 넘어 '진짜 읽기'로 나아갈 수 있다면 저는 이 유행의 흐름이 우리에게 아주 긍정적인 작용을 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얼마나 읽느냐, 읽는 척하느냐를 넘어서 '어떻게 읽느냐'로 우리의 관심이 이동하면 좋겠습니다.


읽는 건 즐겁다. 깊게 읽는 건 더 즐겁다.

개인적인 경험을 잠깐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청소년기에 '판타지 소설 붐'이 일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주변에 판타지 소설을 읽는 친구들이 꽤 있었고 그 흐름을 타고 저도 판타지 소설에 입문하게 되었죠.


이런저런 책들을 읽다가, 우연히 이영도 작가님의 '드래곤 라자'라는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책에 깊이 몰입하는 것'이 주는 엄청난 즐거움을 경험했습니다. 그때의 독서 경험이 이후의 저의 삶의 방향에도 큰 영향을 주었을 정도죠. 특히 드래곤 라자에 나오는 '나는 단수가 아니다.'와 같은 유명한 문장은 한동안 저의 생각을 사로잡았고,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는 것이 즐겁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숏폼이 범람하고 인스턴트 콘텐츠가 우리를 겹겹이 둘러싸고 있는 지금, 여러 가지 문제가 파생되고 있습니다. 소위 '도파민 중독'이라는 용어로 대표되는 문제들인데요. 핸드폰을 한시도 손에서 떼어놓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집중력이 저하되거나 깊고 오래 생각하는 것을 어려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거죠.


저는 이에 대한 최고의 대안 중 하나가 '책 읽기'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으며 천천히 무언가에 몰입하는 경험은 지적 인내력을 키우고 잠시 우리와 이별했던 '집중력'을 돌아오게 합니다.


물론 시작은 어려울 수 있지만, 지금의 유행이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나에게 도움이 되면서 멋져 보이기까지 하다니. 심지어 여러 독서 모임이 많이 생겨서,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도 늘어났습니다. 일단 시작하고 나면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점차 '깊은 독서'를 경험하고 그 즐거움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image.png 무도엔 없는 게 없다.


유행을 넘어 깊은 독서로

깊은 독서는 어떤 독서일까요? 더 자세한 이야기는 이후의 글에서 풀어가겠지만, 오늘은 간략히만 정리하려고 합니다.


먼저 깊은 독서는 '질문'과 함께하는 독서입니다. '질문'은 책과의 상호작용을 더 원활하게 하고 책의 내용을 더 깊이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 나만의 질문이 새롭게 태어나게 되죠. 남기기 위한 독서보다 '질문이 남는 독서'가 '깊은 독서'에 가깝습니다.


아울러 책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를 비춰보는 과정이 깊은 독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내 얼굴 내 눈으로 직접 볼 방법이 없어 '거울'을 보듯, 우리의 마음 역시 스스로 바라보기가 몹시 어렵죠. 책은 이런 나를 비추는 '거울'의 역할을 하곤 합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 사건, 이야기에 몰입하다 보면 어느덧 나도 보지 못했던 나를 발견하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텍스트힙은 분명히 하나의 문화 현상입니다. 그러나 이 흐름이 그냥 한 순간의 유행으로만 끝나지 않기 위해 '깊은 독서'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의 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시작'을 함께 하기 위한 장인 데요. 책을 미리 읽지 않아도 일단 궁금하시다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같이 읽고, 같이 질문하며 책의 깊이를 향해 나아가는 자리입니다. 혹시 관심 있으시다면 아래에서 확인해 보세요.



지금 여러분에게 독서는 어떤 의미인가요?

책 속으로 깊게 들어가 나만의 질문을 남기고,

내가 몰랐던 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즐거움'을 함께하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함께 책을 읽고 나누고 싶다면 아래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독서모임 '킁킁북스'

https://www.munto.kr/app/socialing?id=625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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