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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yoon Oct 26. 2021

위로하고 응원하는 브랜드 메시지

스퀘어, 스포티파이, 스퀘어 스페이스가 건네는 위로

코로나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었다. 상점들이 문을 닫고, 집 밖을 나가서 일하는 게 별난 일이 됐으며, 마스크 없는 삶은 먼 과거가 되어버렸다. 우리에게 어느 정도의 우울감과 회의감은 기본이 되었다. 와중에 빠르게 변해가는 트렌드를 보며 멀미감을 느끼는 것마저 당연해졌다. 그래서인지 브랜드의 역할은 위로와 포용으로 확장된다. 소외된 사람들을 감싸안고, 평범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한다.



소상공인을 위로하는 스퀘어(Square)

이번 여름 스퀘어의 브랜드 캠페인 Our China Town을 접했다. 미국 시내 차이나 타운에 있는 중국인 교포 혹은 이주민들을 취재하며 그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낸 영상이다. 2020년, AAPI(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범죄가 150% 증가했다고 한다. 이는 언어 폭력을 넘어 직접적인 공격으로까지 이어졌다. 스퀘어는 소상공인을 위한 비지니스 플랫폼으로써 온오프라인 결제 시스템, 하드웨어, 분석툴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전까지는 자영업을 밝고 희망차게 그려오며 스퀘어가 당신의 비지니스를 돕겠다는 메시지로 컨텐츠를 제작해왔다.

하지만 이번 컨텐츠는 조금 달랐다. Our China Town에서 코로나와 AAPI 혐오로 시련을 겪는 점주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이나 타운을 떠나지 않는 이유를 담담하게 설명한다. 사업 그 자체가 나에게 가족이라는 사람, 자신의 정체성을 담은 공간이라 말하는 사람, "모든 역경에도 불구하고 아메리칸 드림은 존재한다"고 말하는 사람까지.


영상미도 훌륭하지만, 영상의 감독은 필리핀/중국계 미국인 영화 감독이자 사진작가인 Red Gaskell이라고 한다. 조회수가 1만도 나오지 않은, 어찌보면 매출과 전혀 직결될 수 없는 브랜드 캠페인이었지만 이 영상을 본 순간 스퀘어가 소상공인을 얼마나 진심으로 응원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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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는 Our China Town 이전에 Black Owned라는 시리즈를 선보였다. 흑인이 점주인 가게들을 다루며, 한 가족이 운영하는 동네 가게를 소개한다. 공통적으로 이들은 흑인 아이들이 행복해지기를 바라고, 그들이 자신의 것을 가지고 발전시키며 우리 커뮤니티를 발전시키고 우리의 유산을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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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꿈을 응원하는 스퀘어 스페이스(Square Space)

스퀘어 스페이스의 Launch it 광고는 조회수 400만회를 찍으며 화제를 모았다. 스퀘어 스페이스는 웹사이트 제작 플랫폼으로, 도메인 설정, 디자인 템플릿 구입, 마케팅 설정까지 웹사이트 상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제공한다.

이 광고에선 다양한 성별, 연령, 인종이 등장한다. 영상은 작은 농장에서 야채를 파는 중년의 농부가 자신의 사이트를 조심스럽게 만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뒤이어 보청기를 파는 젊은 흑인들, 오토바이를 수리하는 일본인, 인형을 만드는 흑인 여성, 명상 클래스를 운영하는 중년 여성, 큰 철골 작품을 만드는 나이든 공예가가 비춰진다. 인물들 모두 설레는 자신의 꿈을 안고 웹사이트를 만드는데, 뒤에선 우주선에서 교신하는 목소리가 다급하게 들려온다.

모두가 웹사이트를 완성함과 동시에 그들이 파는 상품들이 로켓처럼 쏘아올려진다. 그리고 "당신이 믿는 것이 있다면 런칭하세요(If you believe in something, launch it.)"라는 문구로 영상이 끝난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자신의 꿈, 그것이 크던 작던 세상에 보여줘야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동화적으로 보여준 광고다.

스퀘어 스페이스 또한 스퀘어와 마찬가지로 소상공인을 타겟으로 하다보니 누구나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있는 힘껏 응원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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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스페이스는 올해 6월 LGBTQIA+ 커뮤니티를 위한 디지털 룩북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다(Coming out to a new world)>를 공개했다. 트랜스젠더이자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예술가, 젠더리스 일본인인 헤어스타일리스트, 스케이트 보더이자 LGBTQIA+ 커뮤니티 리더 등 자기 자신을 주체적으로 정의하고, 젠더 다양성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인물들을 영웅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냈다. 3D아트는 Future Deluxe에서 진행했다.

우리는 항상 단순하게 규정된 사회적 범주 어딘가에 속해야한다고 배워왔다. 스퀘어 스페이스는 웹사이트 제작 플랫폼 같은 뻔한 포지셔닝에 그치지 않고, 웹사이트는 자기 표현의 수단이며 자신 만의 공간을 개척하는 사람들을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꾸준히 발신했다. 이 프라이드 캠페인은 인스타그램 AR필터로도 제작되 누구나 일상에서 영웅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듯 했다.





지독히 평범했던 일상에 감사를, 스포티파이

작년 12월, 스포티파이는 한해를 마무리하며 모든 리스너들에게 감사를 표현하는 영상을 제작했다. 이 영상은 조회수 1만회도 채워지지 않았지만 보고나면 스포티파이의 위트와 사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 영상은 Dua Lipa의 Don't Start Now의 신나는 비트에 맞춰 그저 올해를 무사히 마쳐서 다행이라며 영상이 시작된다.

아이들에게 락스타가 되어 준 부모님에게,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내는 일반 리스너들에게, 집에서 혼자 춤추는 '집구석 퍼포머'들에게 스포티파이는 고맙다고 말한다.


뒤이어 코로나를 위해 헌신한 '슈퍼히어로'들에게, 이 시국에도 멈추지 않고 인권을 위해 시위한 행진가들에게, 늘어난 살만큼 함께 늘어진 추리닝 바지에게, 거실에서 파티를 즐긴 사람들에게, 그리고 2020년을 만든 모두에게 감사를 표한다.


손 모은 이모지에 비누거품을 넣은 앨범에 "Is it 2021 Yet?"이라 묻는 장면에선 자조적이지만 낙천적인 위트로 느껴지는데, 이 시국을 고난으로 인지하면서도 이를 해학적으로 풀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코로나로 인해 달라진 일상 속에서 그래도 평범한 행복을 찾아내려 노력했던 우리 모두에게 그저 감사하다고 말하는 스포티파이는 모두가 이런 혼란을 겪었음을 위로하고, 유쾌하게 새로운 행복을 제안한다. 한 명의 아티스트가 아니라 여러 아티스트의 2D, 3D, 클레이 아트를 모두 혼합하여 이어붙인 방식이어서 이 메시지가 더 와닿는다. 이 영상은 영국 Riff Raff Films의 David Wilson 감독이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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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들은 자주 우리가 선망하는 이미지를 보여준다. 더 아름답고, 더 매력적인 내가 되고 싶은 멋집 모습을 가져보라는 방식으로 소통해온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공감은 재능'이라는 말이 와닿는 시기이다. 우리 사회의 고통을 감지해내고, 사람들을 염려하며 높은 감수성을 보여주어야 사랑 받는 브랜드가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의 브랜드 캠페인들은 지극히 평범한 나의 모습도, 조금은 부끄러운 일상도 '가치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다양한 대상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다룬다.


넓은 포용력과 다양성을 보여주기 위해 한 컨텐츠에서 3D아트, 스톱모션, 2D 애니메이션, 실사 영상 모두를 담기도 하는데, 예술 작품으로 치면 '혼합 재료'의 극치를 보는 것 같다. 평범한 일반인들을 넘어 과체중인 사람, 노인, 어린 아이, 흑인, 아시아인, 중년 여성 등을 다루고, LGBTQIA+, AAPI는 물론 지역 사회에까지 관심 가진다. 이러한 다양성은 글로벌 브랜드의 포용력을 보여주는 동시에, 소비자의 유형이 너무나 다양해진 이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위로하고 응원하는 브랜드의 메시지가 진정성 있게 닿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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