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여름
지금하고 있는 치료와 공부(60개월)
우리 아이 여름이는 지금 감통 치료 중이다. 화요일과 수요일은 한 센터에서 감통과 인지치료를 연속으로 들어서 한 곳에서 꽤나 오래 머물 수 있어, 라이딩하는 나에게는 참 좋은 시간이다. 그중 화요일은 브런치에 다시 글을 쓰면서 우리 아이에 대한 기록을 남기기고 있다.
여름이는 감각이 예민과 둔감을 넘나들어서 감통치료가 꽤 중요하다. 치료를 시작한 시점부터 현재까지 주당 2~3타임을 꾸준히 하고 있다. 현재는 두 곳에서 세타임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 곳은 특수교육을 전공하신 치료사님이 하셔서 감각을 조절하는데 집중하고, 한 곳은 작업치료를 전공하신 분이라 시지각, 청지각을 올리고 인지 쪽으로 좀 포커스를 두고 수업 중이다. 두 분의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같고 여름이가 혼란스러워하지는 않아서 내가 중간에서 균형 잡으며 잘 진행하고 있다.
말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 여름이에게 언어수업이란 떼려야 뗄 수 없는 치료인데, 많게는 주 5회 적게는 2회씩 듣고 있다. 현재는 주 3회 두 분 선생님께 치료를 받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어휘확장과 쓰임을 연습하면서 한분은 놀이 쪽으로, 한분은 조음을 좀 더 봐주시는 걸로 조율 중이다. 서로 다른 선생님에게 수업하면서 일반화도 함께 유도하고 있다. 지금은 3 어절에서 조사가 조금씩 나오고 있고, 의문문에 대한 대답을 계속 연습 중이다. 시지각에 비해 청지각이 떨어져 꾸준히 시각에 압도되지 않고 듣는 연습도 병행하고 있다.
인지치료의 경우 4세, 5세 때는 aba로 대체했고, 현재는 엄마가 선생님께 지도받아서 집에서 하는 비대면 인지 수업과 센터 2회를 함께하고 있다. 여름이의 경우 인지가 다른 것에 비해 높은 편이기도 하고 성과도 나와서 재미있기도 하다. 수는 좋아하는 편이라 어렵지 않게 99까지 읽기가 빨리되었고, 지금은 양개념도 어느 정도는 되는 거 같다. 5세부터 한글을 보조수단으로 좀 빨리 떼주려고 했는데, 더디게 진행 중이다. 처음에는 통글자가 좀 되는 것 같았는데, 큰 관심을 안 보여 계속 노출만 하다가 6세 들어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한글공부를 시작했다. 집에서 엄마는 모음 쓰기, 학습지는 통글자 노출 그리고 센터에서는 가나다 쓰기를 하고 있다.
비대면인지 수업하면서 시지각이 많이 올라와 추적하기가 되니 덧글씨로 숫자 쓰기를 시작했는데, 덧글씨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해, 한글은 덧글씨 연습 없이 바로 쓰기 연습 중이다.
간혹 인지는 일반 6세보다 낫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는데, 그건 그냥 6세는 이런 걸 아는지 체크를 안 해서 모르는 게 아닐까 하다가도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막지는 못하겠다.
2월부터 시작한 음악치료는 재능 찾기보다는 언어치료의 보조적 목적이 더 많았는데, 선생님도 좋고 여름이도 좋아한다. 몇 가지 동요를 완창 하는데 말은 그만큼 안 하니 노래로 어절확장도 될까 생각도 했고, 한참 구강추구 때문에 날랄라~소리를 너무 크게 내서 성대가 상할까 걱정되어 그 부분 조절과 짧은 호흡 늘리는 것을 부탁드렸다. 더불어 악기를 다루며 조절을 배우고 있으니 계속 즐겁게 치료받기를 기대해 본다.
수영수업도 여름이가 참 즐겁게 하는데, 재능발견은 못했고 물을 좋아하는 아이로. 처음 수영시작했을 때는 꽤나 각성조절에 도움을 받았고, 수영시간 즐거워하니 주 2회씩 꾸준히 하고 있다. 요즘은 감기 때문에 계속 못 가서 아쉬움 가득하다. 물속에서는 선생님을 믿고 따라야 하는 강도가 다르니 지시수행도 배우고, 집중력도 기른다. 그리고 좋은 선생님들이 깨알 같은 상호작용도 꾸준히 해주셔서 참 좋다. 일반 아이들보다 비용도 많이 들고 성과도 더디지만, 여러모로 만족스럽게 다니고 있다.
집에서는 지난 7월부터 구몬학습지도 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 선생님과 일반 아이들이 하는 학습을 따라가 보는 연습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잘해줘서 고맙다. 처음 2~3달은 엄마가 같이 앉아서 수업했고 도망가는 거 잡으러 다니기 바빴는데,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엄마와 거리 두고 이제는 선생님과 단둘이 자기 방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좋은 선생님 만나서 편안하게 해 주시니 여름이도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여러 가지 나눠서 연습하는 것들이 학습지에 통합으로 들어있어서 하다 보니 선긋기, 가위질, 매칭 같은 것을 자연스럽게 연습할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선생님이 계신 2~30분 동안 엄마의 자유시간도 너무 좋다.
마지막으로 집에서 다양한 자극을 주기 위해 엄마의 쇼핑 위시리스트는 늘어간다. 욕심내서 미리 사둔 것들이 조금씩 소비될 때, 우리 아이도 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반복해서 해보는 체험에서 여름이의 지속시간이나 반응이 달라질 때 엄마는 보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