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방] 3. 시작은 언제나 그랬지 싶어.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세상을 얻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라고 했는데 누가 한 말인지 출처는 기억에 없다. 새로운 일을 저지를 때면 만나는 것들은 나의 세상보다는 그들의 세상이 만든 유리창벽이다.
기대감 없이 공간을 이동한 마음으로 금요일 낮 시간을 보내면서 견딜 수 있는 것은 벗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무인카페에 앉았다. 나를 반기는 것은 스피커에서 낮게 흐르는 음악이다.
지난주 급 발작 끝에 성당을 찾았던 나의 바람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기에 주보에도 성당 내 게시판에도 게재할 수 없다고 한다. 흠. 역시 종교의 경직됨을 다시 확인하게 된다.
그 지역의 문화운동을 하려는 주체는 한 개인이지만 이익증대를 위한 게 아님에도 배타적이다. 하느님의 사랑과 나눔은 공적인 것이라는데 그 공적 영역이 뭘 가리키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알리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혼자서 놀아야 한다는 의미다. 흠. 차선책으로 카톨릭 신문의 열린마당은 어떨까? 이것 역시 카톨릭 신문사의 반응은 엥? 정도. 지역신문 기고는 어떨까?
이 모든 생각을 뒤로 하고 오늘은 작가 정유정을 마주한다. 시작부터 전율이 느껴진다. 뭔가 거대한 본능이 ‥ 아침부터 책에서 눈을 뗄 수 없었던 나는 카푸치노를 선택해 내 자리에 앉는다.
아무도 없는 무인카페에서 금요일 오후 두시의 공기는 슬슬 서늘해지기 시작한다. 이건 책의 기운이다.
그래그래. 역시 자본주의에서 힘을 발휘하는 건 돈인가 보다. 현수막 알림이 젤 나을 것 같다는 선택지도 생각한다. 주말을 지나고 곰곰 생각해서 다시 움직여야 하나 보다. 이런 것만 없으면 얼마나 좋아. 게으름을 찬양하는 나는 몹시 괴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