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든든한 친구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나쓰카와 소스케
장마철인가.. 회색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아스팔트에 부딪히고 자동차들이 지나는 그 찰나. 마찰음이 주는 그 느낌이 좋습니다. 제게 여름은 책과 사랑에 빠지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오늘 소개할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는 나쓰카와 소스케 장편소설입니다. 2018년 출간되었지만 저는 2021년 이 여름에야 만났습니다. 아무래도 책방 동반자 우리씨 영향일까 싶은데 책 제목에 꽂혀 제게로 온 책입니다.
역시 제목이군 하면서 이창우의 장편소설 『8 헤르츠』를 떠올립니다. 8 헤르츠도 궁금하지 않겠나.. 하는 느낌으로요. 제목으로 마케팅을 하는 시대에 살면서 만나는 감정은 좀 복잡하더라고요.
작가의 마음이 반영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한 상황이니까요. 내 이야기가 많은 사람에게 전달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부조리한 일이 넘치는 세상이기도 하니까요.
이제 평범한 고등학생 나쓰키 킨타로와 고양이가 열어주는 미궁으로 여행해 보세요. 제목으로 상상할 수 있는 제가 펼친 이야기와는 아주 달라서 더 재미있었어요.
마치 책방에 불이 나게 돼 책들을 지키려고 고양이가 무언가를 하는 이야기일까.. 뭐, 그런 평범한 상상을 했거든요. 그런데 전혀 아니었습니다.
우리는 왜 책을 읽으려는 걸까?
고등학생 나쓰키 킨타로를 보면서 책과 사랑에 빠진 그 많은 문학소녀. 소년들의 얼굴이 흑백사진처럼 지나가더군요. 고등학교 시절 한 친구가 갑자기 그리워지기도 했고요.. 아직도 그 친구의 소식을 기다리고 있나 봅니다. 마음이 찾아올 날이 반드시 있을 거야...
이 책에는 네 가지 유형의 사람이 등장합니다. 읽은 책의 숫자로 경쟁하는 자칭 지식인. 책은 줄거리만 읽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학자. 책을 팔아서 이익만 올리면 된다고 생각하는 출판사 사장. 네 번째 유형은 깊은 상처를 받은 책 자신.
시간이 없어서 책을 못 읽어... 이 문장이 여전히 책과 멀어진 이유로 힘을 발휘하게 만드나요?
어쩐지 진부하게 들려오는데.. 저만 그런 것일까요? 책은 시간이 남아서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거든요.
그래도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번에 권해드린 책을 손에 들려줘 보세요. 신기할 정도로 눈 맞추는 일이 스르륵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책을 지키려는 얼룩 고양이는 책을 좋아하는 소년의 힘을 빌어 이 세상에서 사라져 가는 책을 지켜냅니다. 그 여정을 차분하게 소개한다면 누군가 책 읽고 싶어 지는 그 동기를 빼앗아가는 것이기도 해서 요기까지 책 이야기를 할까 봐요.
이 책에서 책을 지키려는 얼룩이가 건네준 한 구절을 소개해 드리면서 오늘은 이만.
“시대를 초월한 오래된 책에는 큰 힘이 담겨 있단다.
힘이 있는 수많은 이야기를 읽으면, 넌 마음 든든한 친구를 많이 얻게 될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