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백과 국화 모던과 메트로

사랑하는 모든 이들에게

by 호연지기

나의 그림엔 늘 슬픔이 있소
아픈일을 추억한다는 뜻이오.
으레 그 추억에 아픔을 더해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꼴이 사나운 행동이기도 하오.

나의 그림엔 축축한 비가 내리오.
추억의 아픔이 떠올랐다는 뜻이오.
혹여 그 아픔에 추억을 더해 미화가 된다면
따위를. 소나기라 일컬어주오.

나의 그림엔 사랑이 없소
현재에 과거를 떠올렸다는 뜻이오.
같은 이유로 상처받고 위배되는 행동을 알고도 저지르는 꼴이요
따위를 나는 정신분열이라 일컫소.

나의 그리움엔 자신이 없소
과거와 현재, 일어나지도 않았을 훗날에 대해 공상을 하다보면 홀로 미치고서 낫기를 반복하오
어쩌면 이 모든게 거짓말같기도 하오

나의 그림엔 누군가의 그리움이 있소.
나의 사랑엔 누군가의 드리움이 있소.
나의 기억엔 누군가의 속삭임이 있소.
나의 추억엔 누군가의 조잡함이 있소.

사랑은 그리기 힘드오
이별엔 연습이 없기때문이기에.
나는 사랑을 이해하지도 못함이 분명하오
따라. 힘쓰지 않소, 잦은 두통의 이유임이 분명하오.
아세틸살리실산과 벤조디아제핀
아스피린과 디아제 살리실산과 브로마제
아세트아미노펜과 이부프로펜
히드로모르피놀과 카펜타닐
술과 함께라면 기쁨이 두배요 허탈함은 스무배요.
허탈함을 느끼기도 전에 술과 함께 약을 한움큼 쥐어 먹으면 된다는걸 학습했소.
배움엔 끝이 없는것 같소
발빠르게 변하는 세상에 걸음을 맞추려
바둥거리는 꼴이오.
나는 또 다시 세계대전의 포화속에 있는것 같네.
쿵, 쿵 소리를 내며 강철이 강철을 내려쳐
차가운 강철이 뜨겁게 달궈지는 소리가
독일 전차의 무자비한 포격소리와 같았네.
무엇이 되었든 전쟁의 시대는 끝났다는 소식이요.
무엇이 되었든 예술의 시대는 꽃피운단 소식이요.
허나, 사람들은 알아주지 않소
나의 아픔엔 사람이 있었음을.
나의 그림엔 포화가 있었음을.
그 모든것엔 당신이 머물렀음을.
부정하지마오.
당신이 어디있든 찾지 않겠소.
나의 그림과 글이 어딘가에 걸리면
때에 알게될것이오
나 살아 배고픈 삶을 살고있었는지
나 죽어 배부른 삶을 살다갔는지
어느쪽이던 이해하지 못할걸 알고있소.
나는 가만히 있는법을 모르기에 움직이오 허나,
가끔은 팔과 다리가 없는것같기에
모든게 환상통 같기도 하오.
어쩌면 정말 없는것일수도 있소
환상통이요 혹은 환각이요 혹은 환청이요 혹은 환촉이요 혹은 환시요 혹은 환미요.
망상과 섬망은 이제 나와 함께요.
오늘의 일을 내일 잊을수 있고
보름뒤 죽음을 오늘 애도할수 있소.
오늘을 무한히 살수 있고
보름을 무한히 미룰수 있소.
때문에 걱정도 애도도 필요없소.
나는 영생을 살고있소
부디 내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길.
나는 모더니즘의 산물이요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 굿 나잇
굿 바이.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