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1. 나는 간호사가 하기 싫었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난 단 한 번도 간호사가 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by 간때
Day 1. 원하지 않았던 출발선

나의 꿈은 의사다.

나의 꿈은 '외과 의사'였다. 이유는 너무나도 많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의학이 너무 좋았다.

그렇지만, 내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장승수 -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등의 책과 여러 사람들의 응원으로 꿈을 향해 나아갔다.


하지만, 그 희망은 그리 쉽게 보이지 않았다. '조급함'은 그저, 나를 공부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어쩌면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응원을 듣고 싶었는지, 혹은 그 달콤한 말에 중독이 되어버린 것처럼 그 말을 위해서 보여주기처럼 살았을지도 모른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성적을 잘 받을 수 있나요?"

"이 책은 내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다른 책을 사자."


그렇게 나름, 울면서 홀로 열심히 걸어갔지만, 출구는 보이지 않았다.


희망 학과 '간호학과'

고등학교 2학년, "남자가 무슨 간호사야?"라고 말을 했었고 "간호사를 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라고 말할 정도로 간호사를 싫어했다. 하지만, 그나마 의학을 살릴 수 있고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는 방법은 간호학과에 진학하는 것이다. (사실 지금 돌이켜 생각한다면, 정말 가기 싫다는 감정만 남아있고 이유는 모르겠다. 아마, 환자를 살리는 주체가 되고 싶었고 가운을 입는 그 멋있음을 쟁취하고 싶었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마, 2학년 2학기부터 나는 포기했다.


"그냥, 간호학과나 가자.."


간호학과 대학생

간호학과에 진학하고 재미있었다. 해부학, 생리학 등... 내가 사람의 혈관을 공부하고 신체구조를 공부하다니.. 너무 재미있었다. 그렇지만 왜일까.. 그리고 태움, 간호사의 현실 등을 들으면서 불안감과 이 직업을 평생을 해야한다는 생각에 자꾸만 눈앞에 의사가 아른거린다.


"내가 꿈꾸던 삶은.. 이게 아니었는데..."


늦은 사춘기, 첫 번째 방황

그렇게, 매일 도서관에서 의대편입, 재수 등을 보면서, 자신만의 세상에 갇혀있었고 매일 술을 마시면서 이 현실을 외면하고 싶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다. 20살짜리가 무슨..)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그리고 정신과 육체는 피폐해져 갔고.. 거울 속에는 의사가 되어 사람을 살리는 영웅이 된 서사를 쓰고 부와 명예를 쟁취한 망상에 빠져있는 내 모습이 너무 역겨웠다. 이 글을 적고 있는 순간에도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끔찍하고 욕설 밖에 나오지 않는다. 상황이 싫은 것이 아니라, 그 순간의 내 모습이 너무 한심하고 온갖 욕을 다 해도 부족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손목의 표식

나는 커터칼로 내 손목을 그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힘들다고 동정받고 싶었으니까. 그때의 나는 내가 이렇게 힘들어한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 소리 지르고 도움을 받고 싶었다. 글쎄, 이유는 모르겠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는 어리광을 부리는 아이처럼 때를 쓰는 것인지, 세상에 대한 분노였을지, 어쩌면 관심을 끌려고 하는 것인지.


생각보다 효과적이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으니까. 그래서 아마 몇 번 더 그었다. 잠깐의 통증으로 관심을 사는 것이 쉬웠으니까. (이 시기가 지나고 느낀 것이지만 '난, 생각보다 악랄하고 교묘하며 남을 잘 이용해 먹는 것 같다.' 그 짧은 것으로 얻은 관심을 이용하려고 했으니까. 아마 죽으려고 했다면 커터칼을 사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다가, 세상이라는 마라톤의 군중 무리에서 나는 이탈하고 군대를 가야 한다는 변명으로,


".. 아 휴학이나 하자.. "

"아.. 근데 군대는 가기 싫은데.. 가지 않을 수 없나.."


그러나, 운이 좋게도 나는 면제로 군대를 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