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의 흔적
나무 하나가 외로운 땅에 뿌리를 내리며 자라났다. 잔가지의 낙엽은 춤을 추다 흙 위로 포개져 제 모양을 잃었다. 겹쳐진 것들은 갈색 가루가 되며 죽음을 맞이했다.
죽은 것들은 새 생명을 품으려 스스로를 버렸다. 부식토는 자신을 위해 죽어난 것들을 다시 살아나게 했다. 숲은 그 순환으로 숨을 쉬고 있다. 죽음은 부패하고, 냄새나고 더럽지만, 숲에서는 그 조차 향기로 바꾼다.
숲에서 저물어 간다는 건 사라진다는 게 아니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거다. 부식토는 숲의 기억을 품고 있으며, 모든 생명은 언젠가 거기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