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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Feb 11. 2021

일월천강



밤 하늘에 뜬 달 하나는
천개의 호수에 잠겨 보이질 않고,      
사공이 노를 저어 떠가는 배는
천 만년 강물이 일렁이는 까닭을 알겠지

사공이 휘젓는 만큼 배는 나아가고
저은 만큼 물은 꿈틀댄다

강물이 바람에 닿으면
닿은 만큼 강 물은 일렁이고
바람의 손길에 닿은
강물은 부끄러워 파도친다.  

그때 달은 호수에서 출렁댄다

달 빛은 다가가는 만큼 멀어지고 물러난 만큼 다가온다
하늘의 달도 가만히 있는 것만은 아닌가 보다

물 안개 피어오르면 수면위로 물고기도 뒤척거리고
꿈 결인냥 안개는 모락모락 피어오른다


후기

 적막해서 속삭이는 한 마디 말 조차 아껴야 할 때가 있고, 그 적막함 속에 소리하나가 귀할 때가 있는 듯 합니다.
하늘도 땅도, 달도 그 무엇도 침묵하고 아무런 말도 건네지는 않아요. 
 강물은 고요하지만 그 강물도 실상 아름다움만 담고 있는 것은 아닐테지요. 하지만 때로는 모든 것을 뒤로하고
예쁜 것만 보고 싶을 때가 있을 듯 합니다. 늘 좋은 기억과 기쁨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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