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종로에 찻집이다. 밤을 새우는 이야기 꽃이 촛불처럼 빛난다. 등불이 빛나고 촛불이 빛나고,밤은뜨거운 불꽃에 밤 알처럼 그을리고 톡톡 불거져 뜨거움에 그을려 맨살을 드러 낸 구운 밤 알 같을 것이다.
서정과 정담은 분위기는낡은 집이 건네주고, 낡은 집은 눅눅하더라도 넉넉한 세월을 간직하고 있을 터. 숱한 연인들의 속삭임으로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호감을 갖고 인연이 닿고, 사랑을 가득 담는 터였을 것이다. 무르익은 갈등이나 망설임들이 머물렀던 공간. 그 공간은 깨어진 감정을 아물게 하거나, 어느 때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거나
덧없는 쓸쓸함이 되었을지도.
후미진 골목길, 그 작은 통로로 사람들이 오고 가고, 사랑이 떠나고. 미움이 떠나고.
절구에 꽃이 피었다. 소망의 손길로 만들어진 마음의 꽃이리라.
투명해진 물은 정겨워서 그 마음이 보이지 않아 바닥이 훤히 드러난다. 투명한 물은 하늘은 닮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