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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Mar 14. 2021

낡은 집

종로 뒷골목

 낡은 종로에 찻집이다. 밤을 새우는 이야기 꽃이 촛불처럼 빛난다.  등불이 빛나고 촛불이 빛나고, 밤은 뜨거운 불꽃에 밤 알처럼 그을리고 톡톡 불거져 뜨거움에 그을려 맨살을 드러 낸 구운 밤 알 같을 것이다.


 서정과 정담은 분위기는 낡은 집이 건네주고, 낡은 집은 눅눅하더라도 넉넉한 세월을 간직하고 있을 터.  숱한 연인들의 속삭임으로 한 사람이 한 사람에게 호감을 갖고 인연이 닿고, 사랑을 가득 담는 터였을 것이다.  무르익은 갈등이나 망설임들이 머물렀던 공간.  그 공간은 깨어진 감정을 아물게 하거나, 어느 때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거나

덧없는 쓸쓸함이 되었을지도.


  후미진 골목길, 그 작은 통로로 사람들이 오고 가고, 사랑떠나고. 미움이 떠나고.

 절구에 꽃이 피었다. 소망의 손길로 만들어진  마음의 꽃이리라.  

 투명해진 물은 정겨워서 그 마음이 보이지 않아 바닥이 훤히 드러난다. 투명한 물은 하늘은 닮은 것이다.



 심지로 타들어 불꽃은 영혼의 불꽃같다. 삶의 간절한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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