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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순만 Jan 02. 2023

체르노빌1986

체르노빌 1986


PROLOGUE


 "늙은 노부부 같아"

  올가를 만난 것은 얼마나 오랜만일까. 아마 알렉스도 항상 생각했지만 시간이 십 년은 넘은 것 같다. 어색하지만 한 번쯤 꼭 보고 싶은 올가를 만났던 것이다.

 어디를 갈까 뭘 먹을까 알렉스의 질문에 올가는 어린 시절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먹던 때가 생각났다.


  그녀와 데이트를 하고 집에 발려다 주지만 한사코 그녀는 꺼렸다. 결혼이라도 한 것일까. 아니면 숨겨놓은 남자라도...

  그녀의 집을 억지로 들어간 것은 순간이었다. 알렉스가 집에 들어갔을 때 소년은 그를 무척 경계하는 듯했다. 어색하고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이 올까의 얼굴에 번졌다. 얼음처럼 굳어지고 당황해한다.

  올가는 냉장고에서 케익을 꺼내서 대접하지만 싸늘한 침묵이다. 올가는 아들에게 신부름을 시키고, 시큰둥한 아이는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내일 시간을 내봐. "

  "일해야지!"

  "하루쯤 시간을 만들 수 있잖아!"


CONFLICT


  알렉스는 소방관을 관두었다. 종일 올가의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경제적으로 여유도 없지만 궁색한 알렉스는 올가와 함께라면 뭐라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소방관을 관둔다는 소식에 송별회를 하고 동료들은 물세려를 하며 아쉬워했다. 술을 잔뜩 마신 알렉스가 올가를 찾은 것은 며칠이나 지나서였다.

  

  "친구에게 부탁해서 직장도 비우고, 저녁도 준비해 놓았었어. 왜 그날 오지 않은 거지?"


  알렉스는 잔뜩 취해서는 깨려는 듯 물을 잔뜩 마시고 웃는다. 올가는 퉁명스럽고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당황스럽다.

  

  올가의 아들, 누구의 아들일까? 이혼한 것일까? 묘하게 끌리고 따르는 아이. 알렉스는 지친 일상을 접고 올가와 새로운 출발을 하고 싶지만...


작품평가

  

  체르노빌 원전폭발이라는 엄청한 사건을 두고 뭔지 모르게 휘감는 배경이야기와 전개는 한국 작 <파도라>와 비슷한 면이 있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다니라 코즐롭스키가 등장하는 <파이널 크루>와 함께 보았다. 인간이 처한 재난에서 행복할 젊은 사람의 희생을 보는 좀 슬픈 영화이다.


  한 순간 한 사람에게 중세도덕극 <everyman> 이야기처럼 죽음이 한 사람의 사람을 잡으면, 나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우리는 무엇을 소중히 여기고 있고, 무엇을 남겨놓고 떠날 수 있을까.


   


-『만인』 (Everyman)에 극화된 선행(善行)의 의미The Meaning of the Character Good-Deeds in Everyman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1522007


등장인물

알렉세이 카르푸신 - 다닐라 코즐롭스키 분[

올가 사보스티나 - 옥사나 아킨시나 분

발레라 - 필리프 아브디브 분

디나 - 랍샤나 쿠르코바 분

보리스 - 니콜라이 코자크 분

니키타 - 막심 블리노프 분

트로핀 - 이고르 체르네비치 분

스티신 - 아르투르 베샤스트니 분

콜리아 - 니콜라이 삼소노프 분

티그란 - 삼벨 타데보시안 분

세르게이 - 마크 재니셀로 분

유리 콘드라류크 - 드미트리 마트비프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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