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동자승

by 올빼미

새벽 다섯 시 반 즈음 불침번을 섰다. 오늘은 유난히 시간이 더디게 흘러 지루했다. 아침 일찍 눈을 떠 책을 읽었다.


이발을 했다. 수료식에 부사단장이 온다 하여, 절의 동자승처럼 머리를 바짝 깎아놓았다. 손을 들어 머리를 만지니 머리카락은 없고 두피만 만져져, 신기하면서도 서글펐다. 두피가 지나치게 드러나니 바람만 불어도 춥고, 해만 스쳐도 뜨거웠다.


오침 시간을 방송으로 알리며 우리를 눕게 해주었다. 토요일의 작은 선물이었다. 군대에서의 첫 월급도 들어왔다. 군가 교육에 앞서 시험을 보았고, 다른 생활관에 가서 같은 사단에 배정된 동기 SJM을 만났다. 아직은 어색했으나, 앞으로 인연이 되리라는 느낌이 스쳤다.


오후에는 세 시간 동안 TV 시청을 허락해주었으나, 나는 대신 책을 읽었다. 반복되는 MV 화면은 금세 싫증이 났다. 저녁 점호는 짧게 끝났고, 생활관의 공기는 조금씩 풀어졌다. 조교들이 미소를 보이며 말을 건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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