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2
마음이 서늘하다.
찬바람이 불어서.라고 굳이 이유를 달진 않겠다.
바람이 스쳐지나지 못 하게 마음의 문을 꽁꽁 닫았으나,
그 문에도 우풍이 있는 법이다.
큰 바람은 덜컹덜컹 소리부터 와서 깜짝 놀라 이내 움추릴 수 있지만
나도 모르게 스리슬쩍 들어온 바람에는 내 안 깊은 곳부터 반응하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심장이 덜컹덜컹한다.
나도 모르게 쿵.하고 내려앉을 때면 그때서야 바라본다.
내 마음 한 번. 바람을 몰고온 이 한 번.
그이가 바람을 부러 몰고 온 건가.하면 그건 또 아니다.
그 바람이 그이가 몰고 온 건가.하면 그것도 또 아니다.
그저 바라 본 시선에 내 안에 남아 있던 바람이 휘-하고 일어났을 뿐이다.
그저 눈빛 하나에.
꽁꽁 문을 걸어잠궜다해도 여기저기 바람 드나든 흔적에 온몸 곳곳에 바람 길이 열린 건 왜 모르나.
안에서 이는 작은 바람이 온몸을 감싸는 건 순간인 것을.
비는 지나갔어도, 처마에 남은 빗물은 시간을 따라 스리슬쩍 계속 떨어지는 것을.
내 안의 서늘함이 언제 지나간 바람인 지 조차도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