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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pse Sep 14. 2015

I love you

150914 in my mind.

뒤돌아 누운 그의 등을 보며 숨 죽여 내 안으로 말했다.

I love you.

눈물은 나지 않았다. 함께 덮고 있던 이불 안에서 우린 각자였다. 맨살을 드러낸 등이 벽처럼 거대하게 느껴졌다. 그의 등과 이불이 내게 텐트를 쳐주었다. 내 안으로 뱉은 말이 목을 타고 안으로 안으로 들어와 뱃 속 한구석이 뜨거워졌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이렇게 속이 뜨거운 일이었을까. 어차피 나는 곧 떠나야하고 그는 여기 남겨질 일이었다. 여긴 그의 공간이고 난 잠시 머물 뿐이었다.

그가 출근하고 난 뒤의 집은 고요했지만 난 그 고요함이 편안했다. 냉장고를 열어 그가 만들어 놓은 버츌리를 커다랗게 한 스푼 덜고 미트 파이를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간단히 커피를 내려 혼자 아침을 먹었다.

그가 퇴근해서 말없이 그는 그의 방에 나는 거실 쇼파에 앉아 있던 시간이 참 편안했다. 내겐 그게 사랑이었다.

그는 내가 사랑은 아니었다. 그는 누누히 말했다. 사랑이 아니라고. 계속 계속 말했다. 사랑이 아니라고. 나는 알았다고. 나도 너와 같다고 했다. 어느 순간 사랑이 아닌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어느 밤. 거대한 벽 같은 그의 등에 난 말했다.

 I love you.

그의 등은 그 말을 튕겨냈다. 살짝 벌어진 내 입 속으로.

그리고 그 말은 아직 내 안에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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