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물은 우연한 환경에서, 우연히 태어나고, 우연히 생존합니다. 어떤 종은 우연히 주변 환경보다 눈에 띄는 색깔로 태어나고, 우연히 독이 있었으며, 우연히 포식자에게 먹히고, 우연히 포식자가 위험을 학습합니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우연이라도 발생하지 않으면, 종은 생존하지 못합니다. 불가능할 확률일 것 같은데, 독개구리처럼 당당히 살아남은 종이 있습니다. 이것은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어쩌면 종 차원의 질문을 넘어서 우리 존재에 대한 질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지구의 생명은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그저 우연히 우주가 팽창하게 되고, 우연히 만물은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서, 우연히 별들이 만들어지고, 우연히 별과 인접한 곳의 먼지들이 뭉쳐, 우연히 행성이 되고, 우연히 적당한 크기의 위성을 가지고, 우연히 바다가 생기고, 우연히 그 안에 유기물이 만들어지고, 우연히 원시 세포가 탄생하고, 우연히 생존하여, 우연히 지금에 도착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한 가지 우연이라도 없었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것은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저는 과학이나 철학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은 아닙니다만, 이 거대한 물음에 대한 제 나름의 개인적인 답을 내리자면 이렇습니다. ‘모든 것은 우연히 탄생한다. 인간도 우연히 탄생했고, 존재하고 나서 비로소 왜 존재하는지 생각한다. 우연히 태어났다는 사실은 때로 존재의 의미를 찾는 인간을 외롭게 만든다. 그래서 필연이라는 위로에 기댄다’.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적입니다. 쉽게 생각하면, 외계의 존재가 있다고 했을 때, 어쩌면 그 외계의 존재는 인간과 다른 감각 기관을 가져 같은 우주를 다르게 받아들이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 주변의 모든 것들은 인간의 제한적인 관념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입니다. 발화하는 주체가 애초에 인간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이 필연처럼 느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화려함과 독의 이야기를 다루다 이런 이야기까지 도달했습니다. 늘 질문은 쉽지만, 답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래서 많이 부족한 글입니다. 자료를 조사하다 생물학자 자크 모노의 <우연과 필연>이라는 책을 알게 됐습니다. 아직 극히 앞부분만 읽었는데, 조만간 정독하려고 합니다. 이 책을 다 읽으면 제 생각이 또 바뀔 수 있겠죠? 우연과 필연에 대해 여러분들도 각자의 답을 찾아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좋은 하루 되세요. :)
* 해당 회차에서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의 전성시대>, <MBC스포츠탐험대>, <개그만화 보기 좋은 날>, <하스스톤>, <갱스터 파라다이스 교도소 24시: 생존의 법칙>, <나루토>, <정글의 법칙>, <1박 2일>의 캐릭터와 장면, 인물이 패러디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