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는 새벽, 꾸준한 삶의 시작
그리고 사회인(대학원과 직장생활)이 되어서의 나의 모습과 결혼 후 주부(퇴사 후)로서의 나의 모습에 대해서
최근 들어서 자주 비교를 하게 된다.
어린 시절은 무엇이 그렇게 하고 싶은 것이 많았는지, 부모님이 일찍 깨우지 않아도
나는 항상 아침 일찍 일어나서 그림을 그리거나, 레고 조립을 하거나,
혹은 주일에는 '디즈니 만화동산'을 시청하기 위해서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했다.
내 성격이 약간 독립적인 면이 있어서 일어나서 혼자 무언가를 하고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와는 다르게, 학창 시절은 자발적으로 일어나기보다는 부모님의 깨우는 소리에 일어났다.
우리나라의 교육환경과 교육방식의 영향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수학공부와 영어공부가 아침부터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는 강요하시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엄마는 공부로 하루를 시작하도록 이끄는 스타일이었기에
엄마가 주도하는 교육방식으로 학창 시절의 아침을 시작했다.
고등학교 때까지의 아침생활 덕분인지, 유학생활을 하였던 대학교 4년간은
누가 시키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새벽 5시 반에 기상하여 하루를 시작하는 생활을
평일과 주말에 상관없이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외국에서 독립해서 자취를 하던 당시의 나의 모습이 지금 생각해 보면
나 스스로가 기특하다는 생각이 든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우리나라에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다니면서는
1시간이 더 이른, 새벽 4시에 기상을 하며 하루가 시작이 되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서 한강변을 따라서 1시간씩 뛰고,
새벽기도를 드리고, 건강한 식단으로 아침식사를 챙겨 먹고,
대학원 연구실을 가기 전에 7시에 나와서 카페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고
연구실로 향하였다.
주말에는 다른 친구들이 하루를 9시에 시작하던 반면, 8시에 밖으로 나와서
동네 이곳저곳을 탐방하며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생각하고, 누군가에게 내가 경험한 것을 전달하려고
글을 쓰거나 사진을 찍는 생활을 하였다.
대학원 때에 하루에 잠을 3시간 정도밖에 자지 않았지만, 전혀 피곤하지가 않았다.
직장생활을 할 때에도 대학원 시절과는 다르게 새벽운동과 새벽기도는 하지 않았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고 7시에는 회사 앞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회사에서 할 업무를 위한 준비 혹은 책을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퇴사를 하면서, 나는 결혼과 함께 주부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주부생활을 하게 되면서는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이 새벽이 아닌,
아침 8시 이후가 되기 시작했다.
이런, 벌써 9시야. 나 원래 아침형 인간인데.
그렇게 하루가 시작이 되면, 집안일을 하다가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요즈음에 사람의 성향을 구분하는 MBTI에서
계획형 인간인 "-STJ"가 아닌, 개인적인 자유를 선호하는 "-NTP" 유형의 사람으로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아침형 인간이자 하루를 누구보다도 알차게 시작하고 마무리하던 나의 모습이 점점 사라져 갔다.
우리 엄마는 원래는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으시려고 하였지만,
결혼을 하시면서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던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고
주부에 전념하게 되셨다고 한다.
엄마에게는 직접 물어보지는 못하였지만,
아침에 아빠와 같이 대화를 하는 시간이 많았던 나는
대학원을 가기 전의 시간이나 회사에 출근하기 전의 티타임의 시간에
내 삶의 방향성에 대해서 고민이 되거나 혹은 엄마와의 충돌이 있을 때,
아빠에게 항상 물어보는 질문이 있었다.
아빠, 왜 엄마는 나랑 다르게 뭐든지 잘해?
엄마는 어떻게 저렇게 자신감이 있고 자존감이 높아?
그럴 때마다, 아빠는 항상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엄마는 원래 결혼하기 전에 외국으로 유학을 가서 피아니스트로서 크게 이름을 떨칠 수 있었지만,
아빠와 결혼을 준비하면서, 가족을 위해서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자신의 꿈을 전환하셨다고 말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내가 결혼을 준비하게 되었을 때,
아빠가 하셨던 말씀을 마음에 두고, 엄마한테 직접 물어봤다.
엄마, 엄마는 피아니스트를 그만두고, 주부생활에 전념한 게 후회되지 않아?
그때의 엄마의 답변은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편에, 우리 엄마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는 말이었다
우리 딸! 엄마가 만약에 피아니스트였으면 너를 이 세상에서 만나지 못했을 거야.
엄마가 피아니스트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동을 하면, 엄마는 성공을 했겠지?
그렇지만,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고,
이쁜 딸을 키우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을 거야.
엄마는 '주부'라는 직업이 있고, '행복한 가정 만들기'라는 목표를
결혼을 준비하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세워 오고 있어.
이때, 엄마가 하셨던 말씀이 당시에 나의 꿈과 목표 성취를 위해서 바쁘게 직장생활을 하던 나에게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남편과 결혼을 하여 주부생활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마련했다.
엄마가 한 이야기가 주부생활을 하면서 계속 떠오르면 좋았겠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하였던가!
시간이 지나면서, 목표가 사라지면서 일상생활이 무한반복되는 것 같았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식사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세탁물 세탁과 건조를 시키다 보면 점심식사.
점심식사 후에 잠깐 쉬고, 건조된 세탁물을 다리고, 조금 쉬다 보면, 저녁식사시간.
그리고 저녁에 TV를 보면 하루가 끝이 난다.
어른들이 하셨던 말씀 중의 하나가, 집안일은 해도 티가 안 나고, 하지 않으면 더 티가 난다라는 이야기를
실감하는 매일이었다.
그렇게 2년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내가 직장을 그만두고 전업주부로 전향을 한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이었나라는 고민을 저녁시간이 되면 자주 하게 되었다.
나도 엄마처럼 자신감 넘치고 자존감 높은 주부가 되고 싶은데,
주부가 되기 전, 자신감이 넘쳤던 나의 모습을 점점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그러다가 문득 나의 머릿속에서 "새벽기상과 목표 세우기"가 떠올랐다.
그래, 내가 한 동안 새벽기상을 잊고 살았구나.
무한 반복되는 주부생활로 인한 피로감으로 인해
나 스스로가 "휴식"이라는 단어로 새벽기상을 잊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리고, 남편도 내가 일찍 일어나면, 항상 좀 더 자라고 하는 말이
나에게 주는 일종의 포상 휴식 같은 것으로 느껴졌던 것 같다.
그렇게 며칠 전부터 새벽 5시에 기상을 하게 되었고,
그 시간에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고, 생각과 나만의 목표를 노트에 적어가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의 목표란 무엇일까?
매일매일 짧더라도 글로 아이디어를 기록하기
하루에 30분 이상은 조깅하기
하루에 책 1 챕터를 읽고 생각을 기록하기
지금 현재의 목표는 그렇게 방대하지는 않다.
하지만 최소 1개의 목표를 세우고 그것부터 꾸준하게 실천하다 보면
1주일이 지나면 최소 7개의 목표가 실천되어 있고,
1달이 지나면 30개, 1년이 지나면 365개의 목표가 실천되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보면
지금 오늘 이 목표가 작지만, 나중에는 지금과는 다른 나의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고,
그만큼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져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나는 이렇게 물어보고 답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려고 한다.
당신의 하루는 안녕하신가요?
저는 새벽 기상을 해서 안녕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