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직장으로 옮긴 지 어언 세 달째. 잠시 백수일 동안 가졌던 여유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를 만큼 정신없는 하루가 이어지는 요즘. 이제야 겨우 밀려있던 생각을 쓴다.
혼자 떠난 뉴욕
부쩍 어른이 된 기분이다. 혼자 견디고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 많아졌기 때문인 걸까.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처음 겪는 상황, 처음 해보는 일들. 온통 낯선 것들의 향연 속에서 하루하루를 쌓아간다.
혼자 알아서 해내야 하는 일들-을 처리하다 보면 어떤 날은 내가 꽤나 멋져 보일 때도 있지만, 또 어떤 날에는 부족함의 민낯과 마주하기도 한다. 그런 날이면 한껏 풀이 죽는다. 그러다 다시 또 기운을 낸다. 스스로를 칭찬하다가 반성하다가 또 칭찬하다가 반성하다가. 그런 일들의 연속. 부족한 부분을 마주할 때마다 얼굴이 화끈거린다. 언제쯤이면 이런 좌절감을 맛보지 않게 될까 싶다가도, 그런 좌절감이 결국은 내 원동력이 되는 것 같기도.
평화롭기 그지 없던 보스턴 커먼 공원
무언가를 한다. 꾸준히. 또는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 때때로.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생각하다가 선택하지 않는 기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다. 요즘은 늘 그렇다. 이것과 저것 사이의 고민. 대부분 이것과 저것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흑백 중 하나가 아니라 그라데이션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느낌이랄까.
한참을 가만히 있고 싶던 도서관
아직 글로는 풀어내지 못하는 수많은 생각들. 단순한 게 가장 좋은 방법일 때도 있다지만, 아직 내공이 부족한 나는 여러 생각과 동침한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 생각, 사람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 아무래도 올 연말까지는 쉬이 정리될 것 같지 않다. 이러나 저러나 적합한 길을 찾아가는 과정이니, 걷다가 길을 잃으면 다시 시작하면 될 일.
프리덤 트레일 따라 걷기. 그러다 길 잃고 또 길 찾기
어느덧 올해의 4분의 3이 지나가는 이 시점에 되돌아보자면, 올해의 한 줄 요약은 이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