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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작가 Oct 17. 2020

'좋은 것'이 너무 좋은 인간

에세이 [진짜좋은거] / 2. 환상 속의 그대 -1

인간은 좋은 것에 환장한다.


인간은 탯줄을 자르고부터

관에 들어가기 전까지

평생 동안 눈에 불을 켜고 ‘좋은 것’을 좇는다.


인간에게는 좋은 것이

너~~~~~무 좋은 것이다.


‘좋은 것’은 인간에게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인간은 좋은 것을,

좋아하고

집착하고

숭배한다.


그렇다.


인간은 좋은 것에 환장한다.



우리는 평생 동안 '좋은 것'을 원한다.


돈, 성공, 명예, 인기, 지식, 여행, 게임, 술, 쇼핑..

어떤 사람에게는 떡볶이가 진짜 좋은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그 대상이 어딘가에 있는 것만으로 행복해하지는 않는다.

저기 어딘가에 떡볶이가 있다고 내가 좋은 건 아니다.


그 대상을 내가 꼭 가져야만 만족할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것을 얻는 것이 삶의 목적이 된다..


객관적으로 절대적으로 좋은 것은 존재한다고 치더라도 

우리에게는 전혀 쓸모가 없는 좋음이다.




만약 ‘좋은 것’ 그 자체가 좋은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얻는 것’만이 좋은 것이라면,

이 삶은 고통의 연속일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내가 바라는 대로 모두 이뤄지기를 바라고,

그렇지 못하면 실망할 수밖에 없는 삶은

결코 행복한 삶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좋은 것’들은 도대체 무엇이고,

우리는 그것들을 왜 그토록 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며,

그것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는 왜 그리도 실망할 수밖에 없을까?


좋은 것은 반드시 얻어야지만 좋은 것일까?


그것을 얻지 못한다고 해서 좋은 것이 더 이상 좋은 게 아니게 되는 걸까?





우리는 나쁜 것이 없는 상태를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무엇'이 있어도 내 마음 상태가 꼭 좋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반대로,

마음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해서 좋은 것들이 더 이상 좋지 않은 것이 되는 건 아니다.




다시 말해

내 마음 상태는 바깥세상의 어떤 무엇(상황, 사건, 사람, 사물 등)과는 무관하다.


내 상태는 내가 만족하는가 아닌가에 따라 정해진다.


우리의 왜곡된 본능이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좋은 무엇을 얻어야만 좋은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착각으로 살아가게 만든다.




감자를 부드럽게 하는 끓는 물에 달걀은 단단히 익는다.




모든 건 내가 처한 환경이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이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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