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만만하다 큰 코 다치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시간, 그리고 바꿀 수 없는 환경이라면, 결국 스스로가 어떤 마음을 먹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한 말이겠지만 얼만큼 준비하느냐에 따라 시행착오는 줄어들 수 있다.
적어도 36년 간 내가 믿어왔던 철칙, '마음 먹기에 달렸다'는 육아에도 적용이 가능한 줄 알았다.
특히 매사 딱딱 떨어지는 것, 예측-통제 가능한 상황을 좋아하는 나로선 더욱이 그럴 줄 알았다.
돌이켜보면 임신 때도 그랬고, 돌 전까지는 내 특유의 '야심만만'한 '마음먹기'가 통했다.
돌 전 아니 정확히 말하면 복직 전 버킷리스트까지 작성해가며 성취하는 재미를 만끽했으니 괜찮았던 것 같다.
그렇다보니 '언니 안 힘들어요? 선배는 성격이 그런가? 남들은 앓던데 선배 보면 육아 할만 한 것 같아.' 말을 숱하게 들었고 그 때마다 난 왜 이리 유난 떨지 하고 웃어 넘기기 십상이었다.
그런데 복직을 하며 또 181818 소리가 절로 난다는 18개월에 진입 후론 상황이 달라졌다. "미안합니다" 너스레를 떨고 여유 부리며 답했던 그 지난날, 지인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용서를 구한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는지도 모르겠는데 벌써 코끝에 살랑살랑 찬바람이 안부를 묻는다.
올해도 마무리의 시간이 어김없이 돌아오고 있다는 뜻이다.
보람과 결과가 없으면 한게 없다는 식의 체념과 위축감이 스스로를 좀 먹는다.
그래서 좀 많이 늦었지만 이렇게라도 정리 해보려 한다.
아동학이나 교육학 전공자도 아니고, 독박육아로서의 경험도 9개월이 전부다.
모든 엄마들의 고민인 어떻게 하면 순한 아이가 되는지, 또 수면 교육은 어떻게 하는지, 땀띠나 코딱지는 어떻게 해야할지, 냄비 이유식이 나은지 마스터기가 좋은지 그런 팁은 없다.
또 출산 준비와 발달 과정에 따른 가성비 경험담도 없다.
다만 이 시대 워킹맘으로 살아가며, 또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엄마라는 이름에 적응이 되면서 자아, 아내, 직장인, 엄마 역할을 각각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조금씩 돌이켜보게 되는 요즘, 나름 정리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만족하고, 예비맘들에게 조금은 현실적인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쓰기에 뛰어든다.
사실 올해 목표가 어떤 식으로든 책쓰기였는데...
더 늦기 전에, 다시 마음 먹은 김에, 정리해놔야지. 가뜩이나 가물가물 기억력이 사라지기 전에... 나의 모든 감각을 되살려 쓰고 쓰고 또 써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