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JP 모건 체이스(JPM) [서비스 분석] & [투자 분석]
미국에는 흔히 4대 은행이라고 불리는 은행들이 있다. 우리에게 친숙한 시티은행을 비롯해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파고 그리고 미국 은행 업계 최대의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JP 모건 체이스가 바로 미국을 대표하는 4대 은행이다. 1799년에 설립된 JP 모건 체이스는 어떻게 200년간 이어져, 현재 3.2조 달러를 관리하는 시가 총액 기준, ICBC(중국 공상 은행)등에 이어서 세계에서 7번째로 중요한 은행이 되었을까? JP 모건 체이스의 역사부터 사업구조와 재무제표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표에서 알 수 있듯이 JP 모건 체이스의 역사는 M&A의 연속이었다고 해도 될 정도로 수많은 인수합병들로 이루어져 있다. 예금을 바탕으로 단기 대출을 하는 상업은행에서 시작해, 상업은행을 포함해 크게 4개 부문으로 나누어지는 사업모델로 확장한 것이 바로 적극적인 M&A의 결과이다. 특히 2004년 뱅크원을 인수하며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소매 금융과 신용카드 등 소비자 금융에 힘을 실었고,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때에는 IB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베어스턴스를, 리테일 고객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워싱턴 뮤추얼을 인수하며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였다.
엄청난 시가총액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듯이 현재, JP 모건 체이스는 전 세계에 5000개 이상의 지점과 16,000개 이상의 ATM기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가구의 절반 이상을 고객으로 두고 있는 상태이다. 이처럼 종합적인 금융지주사로서 지위를 가진 JP 모건 체이스는 현재 소비자 금융 [41%], 기업 투자 금융 [40%], 상업은행 [8%], 자산관리 [11%] 총 4가지 사업부문을 가져 시중에 존재하는 금융업의 대부분을 포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 CCB(Consumer & Community Banking)
소비자 금융 [41%]: 개인의 상품 및 서비스를 구입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대출
2. CIB(Corporate & Investment Bank)
기업 투자 금융 [40%]: 기업, 금융기관, 정부 및 공공기관에 증권, IB, 투자 상품 제공
3. CB(Commercial Banking)
상업은행 [8%]: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얻는 예금은행
4. AWM(Asset & Wealth Management)
자산관리 [11%]: 투자자의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제공
이렇게 나누어진 사업부문들은 세계적인 금융그룹이라는 말 그대로 이미 제시된 통계적 성과를 통해 검증 가능하다. 이에 따라, 분석해보면 사업부문 하나하나가 JP 모건의 큰 경쟁력이 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미국 신용카드 판매량 1위, 소매부문 예금 1위, 6300만 명 이상의 미국 가정에 서비스 제공 … 여러 지표들만 살펴보아도 은행으로서 이미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없어서는 안 될만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특히 인터넷 · 어플 뱅킹 트렌드에 걸맞게 5500만 명 이상의 디지털 유저를 보유하며 동시에 158개의 새로운 지점을 내는 등 온 오프라인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런 점들은 금융업계 경쟁기업들과 비교해보면 더 뚜렷해지는데, 간접비(overhead cost)와 ROTCE{(=유형 자기 자본 이익률)≒ ROE}를 기준으로 살펴봤을 때, 2020년 기준 JP 모건 체이스는 각각 경쟁기업 대비 간접비 효율 1위, ROTCE 2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달성했다. 결과적으로, 적절하게 설계된 사업구조와 다각화된 고객관계들이 모여 안정적인 성장을 도운 것으로 볼 수 있다.
소비자 금융부문에서는 모바일 유저가 연간 10%대 성장을 이루고 있고 이에 따라 거래량과 액수가 70%대에 근접하는 중이라는 점을 눈여겨 볼만하다. 평균 예금액이 늘어 예금 시장 점유율이 10%에 달하는 점도 나쁘지 않으며 신용카드 판매 또한 늘어 22%대의 점유율을 챙겼다.
현재 JP 모건 체이스의 가장 큰 성장동력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기업 투자 금융부문이다. 기업 투자 금융의 높은 이익 비중이 코로나 사태에도 JP모건이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이룬 주요 원인이 되었다. 또한 지속적으로 수수료 1위, 점유율 1위, 매출 1위 등 IB와 M&A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맞춰 사내에서도 점점 기업 투자 금융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현재 40%에 이를 정도로 기업의 현재와 미래를 지탱하는 사업부문이다.
다가구 대출 수 1위를 차지한 것이 눈에 띄며, 천천히 늘어가는 계약들과 Gross Investment Banking 매출이 전년에 비해 6억 달러 늘어난 33억 달러로 증가한 것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부문 또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자산관리에 대한 관심의 증대에 힘입어 11%의 사내 매출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며 advisors들의 숫자에 비례해 사업 규모가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펀드 등을 비롯해 AUM(총 관리자산)이 착실히 늘어 1조 달러 단위에 들어선 것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더욱 큰 사업부문임을 알 수 있다.
은행 금융주의 경우 일반적인 사업과 달리 이자수익과 비이자 수익으로 매출이 구성된다. JP 모건 체이스는 이번 연도 Q3 실적으로 매출 304억 4천만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꾸준히 시장 컨센서스보다 높은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실적 발표도 시장의 평가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이번 테이퍼링 사태로부터 예정된 내년도의 금리 인상이 앞으로 더해진다면 매출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다. 구체적으로, 금리가 인상되면 JP 모건 체이스의 매출의 49%에 해당하는 소비자 금융부문과 상업은행 부문 등 예금과 대출을 주관하는 사업부문의 NIM(순이자마진)이 상승해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JP 모건 체이스의 베타(개별 주식이나 펀드가 시장의 지수 변동에 반응하는 정도)는 1.14로 기준치보다 약간 높은 수치이다. PE Ratio(주가 수익비율)은 10.75로 경쟁업체인 Bank of America의 14.31과 비교해보았을 때, 상대적으로 낮다. 또한, S&P 500 금융지수를 벤치마크로 하고 있는 ETF 즉, 금융 산업 평균을 의미하는 XLF의 PER인 16.97에 비교해서도 저평가된 수준이다. 이에 더해, P/S(주가 매출 비율)은 4.18, P/B(주가 순자산 비율)는 2.0으로 각각 산업 평균인 19.34와 3.41보다 낮은데, P/S의 경우에는 주가가 매출 대비 낮음을 의미하고, P/B는 주가가 순자산의 2배 수준이며 산업 평균 대비 저평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ROE와 ROA는 각각 19.48%, 1.43%로 산업 평균인 34.43%와 8.18%에 비해 낮은 것을 알 수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Net Income(순이익)과 EPS(주당순이익)의 성장세인데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는 꾸준한 성장을 이어온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5년 평균 EPS의 경우 산업 평균인 11.84%에 비해 낮긴 하지만 8.14%라는 수치를 기록해 JP 모건 체이스의 몸집에 비교해보았을 때, 나쁘지 않은 수치이며 경쟁업체인 Bank of America의 7.4%에 비해서도 높다.
JP 모건의 마진율은 99.4%로 산업 평균인 80.32에 비해서 약 20% 높은 마진율을 기록해 상당히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Operating Margin(영업이익률)과 Net Profit Margin(순이익률) 또한 각각 50.96%, 41.17%로 기준치를 훨씬 상회하며 경쟁업체들에 비해 5~10% 이상 높은 준수한 수익률을 보여주었다.
JP 모건 체이스의 Total Debt to Equity(부채 비율)은 200%를 상회하며 자산의 대부분이 부채인 것을 알 수 있다. 유동부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비유동 부채와 자본은 각각 10% 이하라는 점에서 재무건전성을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은 우리가 알고 있는 사업들과는 다른 범주이기 때문에 은행업의 기준에 맞춰 살펴보아야 한다.
은행은 자기 자본 비율이 중요하다. 이 비율이 떨어지면 은행의 신뢰도가 하락하여 고객 이탈 및 은행 M&A 등의 업무에 불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CET1(Common equity tier 1) 즉, 보통주 자본 비율이 은행의 재무제표를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지표라고 할 수 있다. 국제 은행 규제 기관인 바젤 은행감독위원회 기준, 2010년 바젤 III 협약에서 보통주 자본 중심으로 규제자본을 편성한 이후로 이전보다 더 확실한 자산만이 은행의 자산으로 인정되었다. 따라서, 가장 양질의 자본이라고 할 수 있는 보통주 자본이 7%를 넘어 얼마나 존재하는지에 따라 은행의 재무건전성이 달라진다. JP 모건 체이스의 경우에는 2008년 7% 기준치에서 2020년 기준, 13.1%를 달성하며 점차 건전한 재무구조를 만들어왔다. 이에 맞춰 금융기관이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TCE(Tangible Common Equity) 다시 말해, 유형 자기 자본 또한 2.5배가량 늘어 위험관리를 착실히 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JP 모건 체이스가 다른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재무구조는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이다.
현금흐름은 다른 지표에 비해 유난히 변동성이 큰 부분인데, 잉여 현금흐름만 보아도 최근 적자와 흑자를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계속해서 적자이지만 최근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고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적자였다가 흑자로 전환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꾸준히 상당한 양의 +를 유지했다. 종합적으로 JP 모건 체이스는 은행이라는 사업 특성 덕분에 영업활동에서 -인 현금을 재무활동에서 큰 폭으로 만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JP 모건 체이스의 내부자 비율은 0.91%이며 전체 소유자 비중의 약 72%를 3,999개에 달하는 기관에서 나눠 보유 중이다. 기관투자자가 많은 만큼 시장의 동향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인 배당주인 은행업의 기업답게 지속해온 배당은 2~3%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현재 2% 수준이다. 주목해야 할 점은 10년간 평균 13% 배당 성장, 연 16% 주가 상승을 보여주며 다른 은행주들에 비해 고성장 · 고배당을 이어왔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Bank of America 등 경쟁업체들에 비해 높은 영업이익률과 EPS 성장이 자사의 큰 경쟁력인 것은 확실하다. 앞으로도 이러한 성장이 이어질 수 있다면 은행업계의 대장주 자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배당성장주로서도 매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JPM의 2018년도부터 이어져온 AI 서비스와 블록체인에 대한 꾸준한 투자는 핀테크 기업의 등장으로 인한 빠르게 변화하는 금융업 환경에 적응하고, 앞서 나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2019년 기준, 기술분야에 114억 달러를 투자하는 당사의 모습은 우리에게 은행이 살아남기 위해 넘어야 할 다음 과제가 어디인지 짐작해보게 한다. 안전하고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은행업의 본질에 기술을 더하는 움직임이 점차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더해, JP 모건 체이스는 상업은행에서 점차 기업 투자 금융으로 전환을 이어가는 더욱더 사업분야를 다각화하고 성장의 여지를 더하고 있다. 늘어가는 투자에 비례해 200년간의 역사를 바탕으로 이어온 영향력은 더욱더 커질 것이고 결국, JP 모건 체이스의 경제적 해자는 넓어져 시장 지배자의 자리를 공고히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아성에 도전하는 회사는 존재했으니... 다음 포스팅에서는 미국 4대 은행 중 하나로서 미국 2위, 전 세계 8위를 차지하고 있는 Bank of America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도움 주신 분: 김경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