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노동의 얼굴
뜨겁게 타오르는 불길 속 같은
8월의 뙤약볕 아래
택배차를 세워놓고
무거운 생수를 나르는
붉은 노동의 얼굴을 보았다
세상을 들어 올리는 사람을 보았다
생사를 가르는
뜨거운 화염 속을 헤쳐 나온 그가
따가운 시선이라는 모진 불길 속에서도
생활이라는 꺼지지 않는 불길 속에서도
붉은 화상 흉터 가득한 얼굴로
비지땀 흘리며
묵묵히 짐을 나르고 있었다
붉은 화상 흉터투성이일지라도
정직한 한 끼 밥을 위하여
식구들의 김 오르는 밥상을 위하여
의연하고 굳센 얼굴로
붉은 노동의 얼굴로
기꺼이
붉은 상처의 꽃이 된 사람
뜨거운 뙤약볕 아래
붉은 노동의 얼굴이 흘린 땀방울
무거운 세상을
번쩍 들어 올리고 있었다
-노동예술제 기념 시집 < 붉은 노동의 얼굴>김옥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