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과 친구 그 어디쯤' 애매하게 존재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주 연락은 안 하지만 어쩌다 연락이 되거나 만나게 되면 그 순간은 또 즐겁게 대화를 나눈다. 그럴 땐 친구인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 또 어느 순간에 몇 달이고 길게는 1~2년 동안 연락이 끊긴다. 나도 내 앞에 수북이 쌓인 당면 과제들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어 연락이 끊긴 사실도 잊을 때가 많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서로 깔끔한 관계인 것 같다.
문제는 사회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쪽, 저쪽, 그쪽 사람들과 겹치는 인연들이 있다. 예를 들면 대학 동창이기도 하면서 내 제자의 친척이거나, 아니면 내가 종종 가는 가게의 사장님이 내 친구의 친구인 그런 같은 경우 말이다.
케빈 베이커의 6단계의 법칙이 이런 건가보다.
*케빈 베이커의 6단계의 법칙
자신과 관계가 없을지라도 6단계만 거치면 대부분의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는 법칙을 말한다. 이 법칙에 따르면 지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은 최대 6단계 이내에서 서로 아는 사람으로 연결될 수 있다.
문제는 나와 A라는 사람과 B라는 사람 사이의 관계가 겹쳐질 때 A가 하는 행동이다.(A, B는 여자일 수도, 남자 일 수도 있다)
나는 분명 A한테만 말한 내용인데 나중에 알고 보니 B가 나의 민감한 사생활을 시시콜콜 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또 웃긴 건 A는 B의 불행한 사생활(차라리 승진 등의 좋은 일이면 다행인데)을 내게 떠들어 댄다. 내가 B의 근황에 대해 알고 싶다고 요청하지도 않았다. 게다가 B에 대한 디스도 듣고 싶지 않았는데 말이다. 오래간만에 만났으면 좋은 이야기 나누고 헤어지기도 바쁜 세상이다.
결국 A는 나에게 B에 대한 디스를, B에겐 나에 대한 디스를 계속해 온 셈이다.(나중에 우연히 그 사실을 알고 꽤나 충격을 먹었었다)
정작 A는 자신이 나와 B 사이에 서로의 근황을 전달해 주며 가교역할을 해줬다고 합리화하는 것 같다. (그러나 실상은 A는 쌍방에 욕을 전달해서 나와 B사이만 더욱 어색하게 만들었다)
나는 A가 나쁜 사람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 그러나 문제는 A는 정작 자신이 '매우 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내가 A를 색깔로 표현해 준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