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

by 쥬링

나는 요즘 삶이 어떤 걸까 생각해.

염세적으로 보면 끝없이 불행하고

낙천적으로 보면 얼핏 행복해져.


나를 둘러싼 환경, 태어날 때부터 정해져 있던 가족, 스쳐 지난 인연, 지난 경험과 의존하게 되는 기억들까지 다 모인 게 삶이고 나일 텐데.


나는 너무 쉽게 삶을 대하고 다스리는 법을 터득했는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볼 때면 어떤 위로가 필요한 지 모르겠어. 그저 조금 더 큰 세상을 보고 경험하길 바라는 마음에 자꾸 타지 생활을 권유하게 될 뿐.


나는 요즘 기질이라는 단어가 어떤 힘을 가지고 있는지 더 상상하게 돼.

타고난다는 말, 본래 가지고 있는 성향이 도대체 뭘까. 그게 뭐길래 무의식적으로 선택에 영향을 주고 그 선택이 삶을 이끌게 할까.

정해진 삶이 있는 걸까 하는, 뭐 그런 생각을 해.


나는 요즘 운명이 뭘까 생각하곤 해.

그대와 내가 만나게 된 한여름 밤을 되새겨. 낮과 같은 저녁에 만나 야경이 일렁이는 만(灣)을 바라보기까지 함께 나눈 이야기들, 내가 그대를 대하던 태도, 그대가 나를 바라보던 눈빛, 맞닿은 손바닥으로 전달되던 온기까지. 우리가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까. 넌지시 믿던 운명이 정말 있는 걸까.


* 운명(運命)은

사람의 힘을 넘어 이미 정해져 있다고 여겨지는 삶의 흐름이나 결과를 의미한다.


타고나는 기질과 정해진 운명이 아주 조금이라도 있다면,

삶의 방향은 어떻게 조정하는 걸까.

절망에 빠진 이들은 어떻게 구원할 수 있을까.

사람은 어떻게 자신의 삶을 이끌 수 있을까.

나는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