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를 퍼 마시던 때가 있었다. 몸이 받쳐주지도 않는데, 그 친구가 맥주보단 소주를 좋아한다는 이유 때문에. 맞춰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그가 좋아하는 것을 같이 좋아하겠다는 설렘이 컸다. 늘 그랬다. 나는 그런 사람이었고, 여전히 그런 사람이다.
나는 나 자체의 인간이 너무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렵다. 그래서 또래를 만나지 못하는 것도 있다. 나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자신이 늘 없다. 그렇다보니 이런 나를 ‘그런 삶이었구나’ 하고 이해해 주는 사람에게 감사하다. 어쩔 수가 없다. 요즘은 ‘온전하다’는 의미가 너무나도 크게 와닿는다. 내가 온전한 ‘사람’이 되도록 함께 품어주는 사람이 좋다. 두부상 이상형에 미처 담기지 않는 이상형이랄까.
온기가 서린 문장은 너무 예쁘겠다.
하지만 나는 따뜻하다 못해 쨍한 여름볕에 타서 따갑도록 뜨거운 문장까지도 표현하고 싶다. 심연에 짓눌리는 무거운 문장을 담담하게 표현해내고 싶다. 늘 욕심이 많지만, 앞으로도 다채롭게 삶을 담아내야지.
아무래도 멜버른에 다녀올 때가 된 것 같다.
그렇게 아껴두고 미루던, 그 도시.
나의 두 번째 스무살을 환영해준 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