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한 나와 조르바의 만남

그리스인 조르바(니코스 카잔차키스)


문장: 최초의 인간들이 그랬던 것처럼 조르바에게도 이 세계는 구체적 환상이었다. 별들이 그를 스쳐 지나갔고, 바다가 그의 관자놀이에서 부서졌다.


출처: 12장 중에서


(AI) 생각 한 줄 요약: 진지한 나와 조르바의 만남은, 자기 이해와 타인 이해를 동시에 열어준 여정




생각: 『그리스인 조르바』는 주인공 ‘나’가 자유인 조르바를 만나 함께 도전하고 부딪히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함께 탄광 사업에 도전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나누며, 이별을 맞이합니다. 또 타락한 수도원의 수도사들과 산을 두고 거래하기도 하며 수도사 자하리아라는 또 다른 인물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가장 인상 깊은 점은, 책을 좋아하며 매사에 신중한 주인공과 “여자, 술, 춤”으로 요약되는 자유로운 영혼 조르바의 케미입니다. 수도사 자하리아에 관한 대화를 나누던 중, 조르바가 주인공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자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혹시 춤으로 표현할 순 없나요?”라며 익살스러운 면모를 드러냅니다.


저는 이들 중 주인공에게 더 이입하며 읽었습니다. 최근 일화도 있습니다. 우연히 TA 성격 검사를 받았는데요. 결과는 NP(양육적 부모)와 AC(순응적 어린이)가 가장 높고, FC(자유로운 어린이)는 가장 낮았습니다. 강사님이 FC가 가장 낮은 사람에게 손을 들게 하고 “이 분들은 삶이 재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일탈도 해보세요”라며 농담하셔서 멋쩍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 주변에는 조르바만큼 호방하고 호탕한 사람은 없습니다. 대신 자유로운 영혼의 지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과 대화하면 끊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다른 건 몰라도 그 점이 부럽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비슷한 성향의 사람을 만나면 대화가 끊겨 괜히 어색한 침묵이 흐를 때가 있습니다. 물론, 자유로운 영혼은 통통 튀는 성격처럼 가끔 예측 불가능한 순간도 있지만, 그조차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도 삶에 깊은 통찰을 주는 문장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조르바, 오르탕스 부인과 식사하며 느낀 행복을 곱씹으면 남긴 소감입니다. (문장이 길어 축약)


나는 행복해하며 이렇게 중얼거렸다. “진정한 행복이란 이런 거야. 아무 야망이 없으면서도 꼭 이 세상 야망이란 야망은 다 품은 것처럼 죽어라 일하는 것. ⋯ 즉 삶이 한 편의 동화가 되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는 것.”(10장 중에서)


책 속에 좋은 문장이 많았지만, 이 문장이 가장 와닿았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이 유독 인상 깊은 이유는 주인공과 조르바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만 머무르지 않고 오르탕스 부인, 젊은 과부, 자하리아 수도사, 아나그노스티, 미미토스 등 다양한 인물과의 관계가 풍성하게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앞 문장에 나온 문장처럼 여러 삶이 한 편의 동화를 이루는 듯했습니다.


마무리로 앞선 일화를 덧붙이면, AC 유형끼리 모여 대화를 나누고, 제가 대표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마지막 질문은 개선 점이었는데 비슷한 얘기가 나와 발표 중에도 공유하였습니다. “하고픈 말도 안 하다가 갑자기 쏟아내면 몸도 아플 수 있으니, 평소에 기죽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허리 쫙 펴요!”라고 말하니 사람들도 웃으며 발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위 문장에서 “진정한 행복”을 이야기한 요소 중 “사람들을 필요로 하지 않되 그들을 사랑하는 것” 표현이 나옵니다. 스스로에게도 적용된다고 생각합니다. 나 자신에게 집착하지 않되, 나를 따뜻이 바라보자. NP와 AC 유형이 나온 것도, 스스로를 지나치게 들여다보고 평가하는 습관 때문이 아닐까 하는 반성도 들었습니다. (TA검사는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누군가에겐 저도 조르바처럼 보일 수 있겠지요)


자신이 애정하는 책을 선물해 주신 또 다른 조르바에게 감사를 표하며 글 마칩니다.



(작성일: 202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