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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끝, 불빛

6

by 강은지


어둠이 밀려와

바람이 불어와

잠기는 그림자

얼굴을 스쳐서

흐릿한 나

등 뒤에 숨겨둔

더 선명해지는 너

이름을 들춰봐

모두 기억하려 해

애써 잊으려 하면

다 잊기 바래

더 생각나



저 높은 곳에서

저 멀리 보이는

불빛을 보면서

그림자 끝에

기분을 잊을래

있을 너를 찾아봐

너의 이름을 부를래

짙은 그림자를 봐


빛이 기울어

어둠이 찾아와

너를 볼 수 있도록

나의 마음에 머물러

긴 그림자를 드리워

불빛을 찾아내

나를 말해줘

나를 보여줘


왜 수많은 불빛이

왜 나의 마음은

별처럼

나를 어두운 데로

반짝이는지

이끄는지

알고 싶지 않아

이해하지 못해

여린 빛으로

눈이 부시면

흔들리는 그림자를

시린 눈을 잠시

따라 걸어

감으면 되는 걸

너를 생각해

기다리지 못해


빛이 기울어

어둠이 찾아와

너를 볼 수 있도록

나의 마음에 머물러

긴 그림자를 드리워

불빛을 찾아내

나를 말해줘

나를 보여줘


나를 잊지 못해


너를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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