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약
2012 - 2014 강은지, 나는 알맞지 않은 이름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아니, 임의로 붙여진 이름이고, 정확히 지시하는 이름이 아닙니다. 그 이름에 담겨있는 생각들이 누구의 생각이고, 그 생각 자체는 또 무엇인지가 보이지 않습니다. ‘나’를 형성하는 세상에서 겪지 못한 충격을 받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너무 걸렸습니다. 결국 그 충격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굳건히 하는 순간이 아니라 흩어지게 했습니다. 다시 모아서 ‘나’를 구성할 수도 없겠지만,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나’가 분리된 상황에서, 자신에게 초점을 맞출 수가 없는 것이 당연합니다. ‘너’로서 ‘나’의 존재를 알고 싶습니다. 그러나 ‘나’를 찾아 나아가려는 것이 아니라 ‘너’를 만나고 싶습니다.
1 <빨간색 그림>을 제작한다. 동일한 제목의 작품들을 대여한다.
2 대여받은 사람에게 가장 의미 있는 노래와 그 이유를 묻는다.
3 노래, 인상 깊은 기억, 사람들의 이야기, 등등으로 불어난 생각 속에서 별도의 그림을 그려 나간다.
4 그림 속 주요 이미지를 첨가한 <빨간색 그림>들을 제작한다.
5 다시 반복한다.
1 어디든 가봅니다. 동시에 기다립니다. 마음이 이끄는 데에서 만나고 만나지 않기 바랍니다.
2 질문합니다. 하고 싶은 말을 생각합니다. 꼭 해야 할 말로 되뇌어 봅니다.
3 진심을 확인합니다. 불어난 생각을 봅니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4 잔상을 그립니다. 알게 된 사실을 짚어봅니다. 기억합니다.
5 만날 약속을 합니다. 알고 싶은 마음을 따라갑니다. 마주보기를 기대합니다.
노래 제목, 노래를 부른 뮤지션 이름, 의미 있는 이유, 이렇게 세 가지를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보낼 곳) 02586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천호대로 4 동대문우체국 사서함 62
수신 확인 후, <빨간색 그림>을 대여합니다. 착불로 배송하며 그림 대여료는 무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