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나의 작업의 발단은 분명한데, 어느 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늘어놓는 노래를 만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유일하게 보관하던 어린 시절의 그림책에 실린 <잃어버린 한조각 동그라미> 이야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앞에 두고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에 노래와 동일한 제목을 붙였다. 책 속 조각이 동그라미와 마주 보는 장면이 나온다. 조각은 동그라미로부터 직설적인 말을 듣고도 바로 알아듣지 못한다. 공연장에서 밴드를 응시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짧은 한마디 말을 하지 못해서 긴 여정이 시작된 듯하다.
붙임 ㅣ 너와 나 사이의 한마디 말 · 초록색 · 오른쪽 ㅣ 별빛 ㅣ 한마디 말 퍼즐 조각들 · 안녕
<I>는 9번째 알파벳 ‘I’를 염두에 두고 그린 그림이다. 위아래의 면을 잇는 선을 그리면, 그 단면이 ‘I’가 된다. 누구나 다른 사람들과의 사이를 끊임없이 이어나가며 살아간다. 그런 점에서 '나'를 그릴 방법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