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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hadi May 14. 2021

그림일기 - 행복해지는 연습






우리 엄마의 장기 중 하나는 네 잎 클로버 찾기다. 수많은 세 잎 클로버 사이에 꽁꽁 숨은 네 잎 클로버를 잘도 찾아내신다. 곱게 따서 말려둔 네 잎 클로버를 자식들 지갑 속에 하나씩, 좋아하는 책 사이에 하나씩, 누군가를 위한 편지봉투에 하나씩 넣어두고 행복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바라는 마음까지 담아 애지중지하신다.


엄마의 네 잎 클로버 찾는 실력은 타고난 재능이나 초능력이 아니다. 엄마는 클로버를 볼 때면 늘 오랜 친구를 만난 듯 반가워하시며 달려가신다. 그리고 자리 잡고 앉아 네 잎 클로버를 열심히 찾으신다. 가끔은 30분이 넘고 1시간이 넘기도 한다. 옆에서 가자고 한참을 보채도 "잠깐만, 잠깐만"만 되풀이하시며 네 잎 클로버 찾기에 열중하신다.


기다리기 지루해 열심히 찾아봐도 내 눈엔 한 번도 띈 적 없는 네 잎 클로버가 엄마 눈 쏙쏙 잘 띄는 이유는 바로 이런 관심과 노력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클로버만 보면 달려가 네 잎 클로버를 찾던 네 잎 클로버 애호가는 어느새 네 잎 클로버 찾기 달인이 되었다. 그 과정에는 사랑하는 사람들에 안위를 바라는 엄마의 사랑도 한 몫했겠지.


엄마의 네 잎 클로버 찾기 실력처럼 행복도 그런 게 아닐까. 일상에 꽁꽁 숨은 행복을 잘 찾아내는 데에도 연습과 노력이 필요하다. 행복이란 슬픔처럼 거저 오는 것이 아니다. 좋은 건 무엇이든 쉬이 오는 법이 없으니까. 굳이 짬을 내어 푸른 하늘 한번 쳐다보고, 매일 아침 나를 위해 설레는 일 한 가지씩 준비해두고, 가끔은 잊었던 옛 인연과 소소한 잡담을 나누는 일. 그렇게 행복해지는 연습을 열심히 해야 언제, 어디서나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 된다.


그러니 우리 모두 연습하지도 않고 행복하지 않다 탓하지 말기! 그리고 어린 시절 애탔던 보물 찾기처럼 열심히 꽁꽁 숨은 행복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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